▲물위를 헤엄치는 흰뺨검둥오리하호
매서운 1월의 추위에 꽁꽁 얼어붙은 난지천 곳곳에서 청둥오리와 흰뺨 검둥오리 쇠오리는 천천히 물 위를 미끄러지듯이 헤엄치고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느릿하고 여유 있는 날갯짓으로 물 위에 아름다운 파장을 만들고 하늘을 날아올랐다. 더욱 빨리 달리고, 더욱 많이 소비하려는 것은 인간일 뿐이다. 우리가 빠르게 달려가고 있는 사이 자연의 소박하지만 넉넉하고 아름다운 빛을 그들만은 풍요롭게 누리고 있었다.
어느새 월드컵 경기장 뒤로 붉은 기운이 퍼졌다. 그리고 곳곳에서 날아오르는 새들. 생명이라고는 한 줌도 존재할 수 없을 것 같던 폐허 위에 새들은 희망을 물고 왔다. 우리가 던져 놓은 쓰레기 더미 위에 아름답게 꽃피운 생명. 하늘 공원 위 바람에 돌고 있던 풍력발전기의 날개는 이 탁한 서울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살아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시작일 것이다.
서울은 그리고 우리들의 지구는 우리들만의 것이 아니다. 오늘 새들의 아름다운 날갯짓을 가슴에 품고 돌아간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생태의 법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 의무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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