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책 표지써네스트
<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이 책의 첫 장 '무조건 아이를 받아주라'를 펴드는 순간 고개를 갸웃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무조건 받아 주라니? 겉 뜻으로 보자면 아이를 응석받이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말의 속뜻은 그게 아니었다.
아이를 사랑하되, 아이가 똑똑하고 영리하고 공부 잘하고 잘 도와줘서가 아니라, 아이가 그냥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어 놓았다. 즉, 무엇을 한다면 사랑하겠다, 또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조건적이고 평가적인 인간관계를 아이의 의식 속에 키워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에게 사랑과 소속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고 있으며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은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 무조건 받아주는 것은 성장기 아이에게 필요한 음식물처럼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한다. 덧붙여 사람은 누구나 하루에 네 번은 안아줘야 살아 갈 수 있고 최소한 여덟 번은 안아줘야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이가 어떤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잘못을 저지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에게 도움을 줄 때는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며 잘못을 지적할 때 역시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매번 지적을 해서는 안 되며 잘못은 아이가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가 아닌 나중에 조용한 때를 택해야 하며 또 오류 지적은 칭찬을 바탕에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 <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의 저자 율리아 기펜레이테르는 심리학자이며 교육자이다. 그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적고 있다.
현대사회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 냅니다. '세대간의 갈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 수 있을까'하는 문제는 인간 사회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아이들의 독립성을 헤치지 않으면서 우리의 경험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전달할 것인가'하는 데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견이 배치될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하며 구체적인 일에서 갈등이 일어났을 때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우리 어른들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우리는 늘 많은 관심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에서 이런 모든 질문에 답변을 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책은 아이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부모들의 질문에 대하여 일러주는 구체적인 대답은 참으로 사실적이어서 구절구절 가슴에 와닿았다. 기존 대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부모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슬기롭게 아이와 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총 9가지 법칙으로 나누고 아울러 그 법칙에 따른 여러 가지 요구사항들을 상세하게 풀어놓고 있다.
제1법칙,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할 때 도움을 청하기 전에는 방해하지 말라. 참견하지 말고 '모든 게 잘 될 거야! 넌 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만 해주라.
제2법칙, 아이가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반드시 도와주라. 도와준다는 것은 아이와 동등한 위치에서 서는 것을 의미한다. 가끔 지시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지시를 해서는 안 된다. 즉, 아이 위에서 내려다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는 그러한 지시에 민감하기 때문에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된다는 것이다.
제3법칙,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아이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나 그 책임을 아이에게 넘겨주라. 걱정은 사소한 걱정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과잉보호의 부산물로 자녀의 성장에 방해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자기의 일, 행동, 미래를 스스로 책임지게 만들어 더욱 강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제4법칙, 아이가 스스로 행동한 결과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면 그대로 두라. 아이들은 그런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분별력을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제5법칙, 아이의 행동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면 그 이야기를 아이에게 해주라. 부정적이고 매우 강한 감정을 가슴속에 묻어두지 말라는 것이다. 모욕감을 참거나, 분노를 억누르거나, 흥분을 감추고, 차분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다. 그런 방법으로는 당신 자신도 아이도 속일 수가 없으며 잠시 뒤에 바로 감정은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제6법칙, 당신의 감정상태를 아이에게 이야기할 때는 1인칭으로 하라. 1인칭 '나'를 사용하면 아이에게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감정을 솔직하게 열어준다면 아이들도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뿐더러 아이들은 어른들이 자신을 믿어주고 자신도 그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7법칙, 아이에게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것을 요구하지 말고 당신이 조건을 변화 시킬 수 있는지 살펴보라. 이것은 감기를 고치거나 예방하는 것과 같다. 병이 든 후에는 약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옷을 따뜻하게 입거나 운동을 하면서 예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8법칙, 필요 없는 문제와 갈등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아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기대하라. 모든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등에 대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의 출발은 아이가 실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9법칙, 아이의 감정적인 문제를 느끼려고 노력하지 말라. 이 말은 아이의 걱정과 그것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흥분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앞질러 흥분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이의 이야기를 차분히 들어 주면서 당신도 아이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치밀한 법칙 아래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아이들을 대한다 하더라도 예외가 있을 수 있다. 바로 일탈이 그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이 일탈하는 주요 원인 네 가지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는 관심을 위한 투쟁, 둘째는 자기긍정을 위한 투쟁, 셋째는 복수심, 넷째는 성공에 대한 믿음을 잃었을 때라고 한다.
위의 네 가지 원인에 따른 부모의 감정 또한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고 한다. 아이가 관심을 얻기 위해 투쟁하면 부모는 짜증을 낼 것이며, 자기긍정을 위한 투쟁이라면 분노를 느낄 것이며, 감추어진 이유가 복수심이라면 모욕감을 느낄 것이며, 성공에 대한 믿음을 잃고 고민한다면 부모는 좌절하거나 절망에 빠진다고 한다. 물론 그에 따른 대응책 또한 저자는 아주 상세하고 실감나게 풀어놓고 있다.
인간의 행복은 그가 속한 곳, 자라고 살아가며 일하는 곳의 심리학적 요소에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 쌓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심리학적 요소와 감정의 창고는 대화, 특히 부모와 아이의 대화 스타일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한다. 아이를 받아들이고 아이의 실수를 인내심 있게 지켜봐 주는 부모 밑에서는 아이가 자신과 긍정적인 관계를 갖게 된다고 한다.
과연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어떤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지 아니,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무거운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산다지 않는가. 하지만 무조건 사랑만 해서도 안 되는 게 또 자식 아닐까 싶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고 고운 놈 매 한 대 더 때린다고 했던가. 하지만 그 매 뒤에 숨겨진 부모사랑을 내 아이는 과연 이해할 수 있을지, 혹시 상처로 남겨지는 건 아닌지...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로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더 많은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사실 앞에 점점 두려워지는 요즘이다.
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 - 아이와 부모를 변화시키는 대화의 심리학
율리아 기펜레이테르 지음, 지인혜.임 나탈리야 옮김,
써네스트,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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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자회원이 되고 싶은가?
..내 나이 마흔하고도 둘.
이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하루종일 뱅뱅거리는 나의 집밖의 세상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곱게 접어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날개를 꺼집어 내어
나의 겨드랑이에 다시금 달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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