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종호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20일 사무총장에 염동연, 비서실장에 박명광, 대변인에 우상호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박명광 의원은 이번 당의장 경선에서 '정동영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우상호 대변인은 정세균 전 당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무엇보다도 관심은 끄는 건 염동연(사진) 사무총장이다. '중진급 초선'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염 의원은 '조직통'으로 통한다. 특히 선거에 강하다. 염 의원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국청년조직인 '연청'의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총지휘했던 여의도 '금강캠프' 사무총장을 지냈다.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의 정무특보를 지내며 안희정, 이광재 등과 함께 노 캠프를 이끌었다.
정동영 의장 측은 '염동연 사무총장' 인선 배경에 대해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조직 장악력과 중량감을 높이 샀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였다.
정동영 의장 측 "조직장악력 높이 샀다"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사무총장 제의를 받은 염 의원은 지난 휴일(19일) 고민이 많았다. 외부와 일체 연락을 끊고 '나홀로' 구상에 빠졌다. 책임감과 소신 사이에서의 갈등이었다.
그는 2004년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공개적으로 민주당 통합론을 내세웠고,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민주당 선거연합, 장기적으로는 중도개혁통합 속에서 민주당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의 임종석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당 공식 입장에 서야 할 '사무총장'이 되면 이러한 개인 소신에서 한발짝 물러서야 하기 때문이다. 염 의원은 20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당을 위해 내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고사할 수 없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 체제 지원이라는 총장의 역할과 동시에 소신인 통합 추진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병행' 의지를 밝혔지만 태도는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염 의원은 자신이 주장해온 '통합추진기구' 구성에 대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는 수준에서 소신을 피력했다.
염 의원은 "통합론과 사무총장 직함 관련해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잘 정리해 나갈 것"이라며 "당에서 100% 찬성하지 않는데 (통합론을) 대변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지만 통합론도 구당 차원에서 나온 것인 만큼 순리대로 수습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동영 의장은 '고건 연대' '강금실 영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 통합에 대해선 "선거전략으로 추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김근태 최고위원 역시 민주당 선거연합에 대해 "과거로의 후퇴로 비춰져 수도권 등지에서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염동연 사무총장 카드는 '민주당 통합론'을 지도부 차원에서 조율·관리, 끌어안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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