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9월 문을 닫았던 목포가톨릭병원 모습정거배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3년 전 폐업한 전남 목포 구 가톨릭병원 자리에 건설업체 후원을 받아 초대형 성당을 짓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광주대교구의 이 같은 방침과는 달리 지역사회단체에서는 폐업 전까지 목포가톨릭병원이 의료서비스가 다른 지역에 비해 열악한 전남 서남권의 공공의료기관 역할 해 온 점을 들어 대체의료기관 설립을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광주대교구는 20일 오후 목포시 산정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구 가톨릭병원 부지 9,300평에 1,500석을 갖춘 대형성당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광주대교구는 새 성당건물 건립비는 지역건설업체인 대주그룹(회장 허재호)이 300억 원을 후원하기로 했다며 일반건물 25층 규모에 달하는 70m 높이의 상징탑을 비롯해 예식장 등 시민편의시설도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성당은 올 3월에 착수해 오는 2010년 완공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정종교에 목포시 예산지원 논란
이와 함께 새 성당이 들어서는 부지를 제외한 남은 토지 1,900평에 목포시가 주차장과 노인복지회관을 조성하고 진입도로 확장 공사를 할 것이라고 천주교광주대교구는 덧붙였다.
천주교광주대교구가 운영하던 목포가톨릭병원은 지난 2002년 9월 노동조합의 파업 끝에 폐업한 채 건물이 4년째 비어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날 광주대교구가 3년 만에 밝힌 대책은 대체 의료시설이 아닌 대형성당 건립을 골자로 한 이른바 가톨릭 성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3년 전 목포가톨릭병원이 노사대립 끝에 문을 닫자 목포지역 2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가톨릭병원 정상화대책위원회에서는 목포시가 운영하는 의료원을 확장해 이전할 것을 줄곧 요구해 왔다. 목포시도 대학부속병원 하나 없는 열악한 지역의료실정을 고려해 대학부속병원 유치를 검토하기도 했다. 특히 현 정종득 목포시장은 지난해 4월 시장보궐선거 당시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폐업한 가톨릭병원 자리에 서울의 대형병원 유치를 공약하기도 했다.
대형병원 유치 계획 백지화
천주교광주대교구의 방침에 대해 가톨릭병원정상화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지역의 한 인사는 "광주ㆍ전남지역에 1897년 처음으로 성당이 들어선 지역을 가톨릭 성지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으나 목포시가 예산을 투입해 주차장 조성 등을 지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는 "목포 구도심 지역에 있는 가톨릭병원 자리에 의료기관이 들어서기를 기대했지만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정상화대책위원회는 조만간 모임을 열고 광주대교구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광주대교구측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3년 전 경영난 등으로 병원이 폐업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폐업 당시 독지가가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특히 지난 2003년 병원부지를 매입하기로 하고 광주대교구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잔금 지급을 못 해 계약이 해지된 김 아무개씨 가족이 찾아와 계약금 6억 원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65년 문을 연 목포가톨릭병원은 천주교 광주대교구의 재단법인 천주교 광주구유지재단 소유로 노조의 110일간 파업 끝에 지난 2002년 9월 병원이 폐업결정을 내리고 진료를 중단했다.
노사 대립 끝에 병원이 문을 닫자 실직한 노조원들은 1년이 넘도록 목포시청 정문에서 병원정상화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고 지역사회단체에서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목포가톨릭병원은 폐업 전까지 일반 내과 등 모두 20개 진료과목에 병상 470여 개를 갖춘 전남 서남권의 대표적인 병원이었다. 특히 폐업 전까지 이 병원을 찾은 진료환자는 연간 16 만2000여 명에 이르고, 병원 종사자도 의사 70여 명을 포함해 총 430여 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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