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휴게소, 경쟁 통해 서비스 제고"

[인터뷰] '투명 경영' 선언한 한국도로공사 손학래 사장

등록 2006.02.22 11:02수정 2006.02.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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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손학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오마이뉴스 남소연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랑받는 공기업이 되고 싶다."

2월 14일로 창립 37주년을 맞는 한국도로공사 손학래 사장의 다짐이자 포부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끊임없이 변화를 강조했다.

손학래 사장은 16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휴게소 운영 등에 대한 평가제도와 재계약 기준을 강화하는 제도개선안을 마련 중"이라면서 "입찰과 계약, 인사 등의 투명성을 높여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최근 인상된 고속도로 통행료와 관련 "8.23%의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물가지수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평균 4.9%를 인상했다"면서 "나머지 인상 요인은 경영개선과 원가절감을 통해 흡수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담도 사건에 대해 "의혹이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합리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라면서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손학래 사장은 유비쿼터스 하이웨이 실현을 위해 "하이패스는 2007년까지 전국 모든 톨게이트로 확대하고, 전자카드와 철도카드, 서울시 교통카드와의 호환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민자 고속도로 사업 방식 개선 필요"

- 최근 실시된 고속도로 통행료 인상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평균 4.9% 인상이라고 하지만 부분별 인상률이 15%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
"4.9%는 전체 평균 인상률이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통행료 산정 기준은 노선별로 차이가 있다. 편도 2차로를 기준으로, 편도 1차로 노선은 50% 할인을, 편차 3차로 이상의 노선은 20%를 할증해 통행요금을 산정했다. 인상률이 15%에 육박하는 구간은 2004년 통행료 인상시 20% 상한폭의 적용을 받았던 구간이나 고속도로 확장공사에 따라 기존 2차로에서 3차로 이상이 된 경우다. 이런 경우도 통행료 부담을 고려해 15%로 인상 폭을 제한했다.”

- 일부에서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원가 이상 책정된 만큼 더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원가 이상으로 통행료를 책정하지는 않는다. 이번 통행료 인상시 원가보상률이 86.9% 수준으로 8.23%의 인상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물가지수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4.9%로 조정했다. 나머지 인상요인은 앞으로 경영개선과 원가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흡수하도록 하겠다."


- 민자(민간자본) 고속도로가 늘어나면서 기존 고속도로에 비해 통행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는데.
"민자 고속도로는 도로공사가 건설하는 고속도로에 비해 30% 이상 건설 비용도 비싸고, 소비자에 부과되는 통행료도 비싸다. 정부가 민자 사업에 대해 90% 수익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

- 이번에 개통된 대구-부산 민자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요금이 민자 고속도로와 도로공사에서 이중부과 된다는 불만이 있다.
"통행료 수납 주체가 다르게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도로공사 구간과 대구-부산 민자 구간을 혼용해서 이용하는 경우 전체 통행 요금을 이용구간별로 두 번 정산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다. 이런 불편 사항은 장기적으로 첨단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

- 도로공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하이 패스 이용률이 높지 않은 것 같다. 다른 카드와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전자카드(하이패스 플러스 카드)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전자카드는 카드리더기에 지불하는 터치 방식이나 톨게이트에 건네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전자카드는 2005년 12월 30일부터 전국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21만장 정도가 보급돼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하이패스는 전자카드를 업그레이드 한 시스템이다. 차량에 장착된 단말기(약 11만 7000대 보급)를 통해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이다. 하이패스는 2007년까지 전국 모든 톨게이트로 확대된다. 앞으로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전자카드와 철도카드, 서울시 교통카드와의 호환을 추진 중이다.”

- 돈을 안 내고 하이패스 구간을 지나는 얌체족이 많은데 이에 대한 대책은.
"통행료 상습 미납 차량은 유료 도로법에 따라 통행료 이외에 10배의 부가통행료를 즉시 부과해 수납하고 있다. 앞으로 기존 압류 조치 외에도 미납 차량을 강제 인도하여 공매 처분을 실시하는 등 강제 징수를 강화활 계획이다. 근원적 미납을 예방하기 위해서 차단기 설치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휴게소 운영권 문제, 개선하겠다"

-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이 30년 이상 독점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업체들은 우리 나라에 맞는 휴게 문화를 정착시켰을 뿐 아니라 상품 가격 인하와 공중 화장실 문화를 선도하는 등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도 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들의 장기운영과 관련 국정감사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다. 경쟁을 통한 서비스 제고 등 제도개선이 요구되는 만큼 평가제도와 재계약 기준을 강화하는 제도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객관적인 의견수렴을 위해 외부 인사로 구성된 T/F팀을 운영해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 행담도 사건으로 도로공사가 구설에 휘말렸다
"감사 과정에 있는 사건이 밖으로 공개되면서 의혹이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합리적으로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일을 추진하겠다."

-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요금을 여러 차례 받는다는 불만도 있다.
"요금을 받는 방식이 폐쇄식과 개방식으로 나눠져 있다. 폐쇄식은 진출입 간격이 길고 입체화된 노선에 적용된다. 경부선, 호남선, 서해안선이 대표적이다. 반면 개방식 영업체계는 교통 수요가 많고 단거리 통행 차량이 많은 노선에 적용된다. 진출입 자유로운 개방적 노선의 경우 통행요금은 기본 요금과 주행요금이 부과된다. 서울외곽순환선과 경인선, 제2경인선이 대표적이다. 이 도로에서 여러 번 요금을 받는다는 지적은 개방식 영업체계에 대한 이해 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 최근 공기업의 부채가 논란거리다. 도로공사 부채도 10조원 이상인데,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18조원의 자산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악성은 아니다.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증권이나 유동화 채권 같은 선진금융기법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장기저리 해외차입으로 차입선을 다변화 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공사비 원가절감과 함께 인건비 절감과 유휴자산 매각 등 지속적인 경영혁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올 한 해 어떤 사업에 주력할 계획인가.
"국토의 지역균형 발전과 고속도로간 연계성 강화를 위해 동서축 고속도로 건설에 중점 투자할 계획이다. 청원-상주 구간 등 총 21구간 신설과 함께 신갈-호법 등 총 16개 구간 확장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아울러 각종 재해와 재난에 철저하게 대비하고자 지리도형 정보를 활용한 첨단 방재관리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 지난해 말 도로공사는 시민기업을 선포했는데. 시민기업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개념으로,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상의 도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으뜸 국민 기업’이라는 공사의 비전 전략의 강력한 실천 의지라고 봐줬으면 좋겠다."

- 건교부 관련 공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 존재한다. 이런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없나.
"클린 컴퍼니 실현을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투명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입찰과 계약은 2004년도부터 무방문 전자계약시스템을 구축해 지난해부터 운영 중이고 관련 정보는 100% 공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직용 채용시 무자료 면접제도를 도입해 정실 인사를 방지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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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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