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구에서 잔디 구장으로 조성한다고 밝힌 운동장 시설.이재승
지난 9일 구로구청은 관내 고척근린공원 재정비 사업의 하나로 현재 공원 내에 있는 운동장 시설을 인조 잔디 구장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구청 측은 "2002년 월드컵 개최 이후 잔디 구장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져 서울 내 12개 자치구의 기존 공원 운동장 시설이 인조 잔디 구장으로 바뀌었다"며 사업의 시급함을 설명하였다.
실제, 월드컵 이후 서울 내 자치구의 인조 잔디 구성 작업은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다. 노원구는 중랑천변 마들 공원 내에 2007년까지 인조 잔디 구장을 조성한다고 밝혔고 이미 잔디 구장 시설이 있는 양천구도 잔디 구장 시설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로구 관내에는 잔디 구장 시설이 한 개도 없어 생활체육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들, 일부 생활 체육인들의 장소로 변질할 우려
이에 대해 지역 구민들의 우려와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다수 구민은 "잔디 구장이 조성되면 일부 생활 체육인들의 시설로 바뀔 것이 뻔하다"며 지적하고 있다. 고척근린공원을 자주 이용한다는 정구진(구로구 고척 2동)씨는 "운동장 옆 테니스 시설과 배드민턴 시설도 회원이 아니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다"며 "회원들이 관리하는 배드민턴장을 일반 구민들이 이용하려면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최대명(구로구 오류동)씨도 지난번에는 운동을 하다가 코트를 정리하는 한 회원에게서 "지금 내가 청소하는 거 안 보이느냐?"는 말을 듣고 "회원들의 눈치가 보여 운동을 평소보다 빨리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면서 "구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인지 일부 회원들을 위한 체육시설인지 구분이 안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