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에서 구운 쇠고기 맛이 그만이다이종찬
진주 비빔밥은 시골국물에 밥을 짓는다
"진주비빔밥은 칠보화반(七寶花盤)이라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음식이지예. 예로부터 보기 좋은 떡이 맛이 있다고, 진주비빔밥은 말 그대로 멋과 맛이 한꺼번에 어우러져 있는 예술작품이라고 봐야지예. 진주비빔밥은 사골국물에 밥을 지어 밥알이 구수하고 곱슬곱슬한 것도 특징이지만 따라나오는 선지국의 시원한 맛은 정말 끝내준답니다." -진주시 박용덕 관광진흥담당
잠시 뒤, 주인 김씨가 빠알간 육회에 빠알간 고추장, 그리고 여러 가지 나물(어린 배추, 고사리, 호박, 잔파, 무, 양배추, 콩나물, 숙주 등)이 잔뜩 담긴 진주비빔밥을 상 위에 올린다. 첫 눈에 보기에도 색깔이 너무 예쁘다. 그대로 비벼먹기가 아까울 정도다. 게다가 따라나오는 쇠고기 숯불구이와 깍두기, 물김치, 김장김치, 오징어무침 등도 정말 맛깔스럽게 보인다.
근데, 흔히 비빔밥 하면 당연한 듯 올려져 있어야 할 계란 프라이가 보이지 않는다. 왜? 이 집에서는 계란 프라이 대신 빠알간 육회를 쓰기 때문이다. 비빔밥에 따라나오는 국 또한 마찬가지다. 흔히 나오는 콩나물국이 아니라 쇠고기 선짓국이다. 선짓국에는 깍두기처럼 들어 있는 소피와 무, 파, 고사리, 쇠고기 등이 듬뿍 들어 있다.
어느새 입안 가득 고인 침을 꼴깍 삼키며 칠보화반이 담겨 있는 양은 접시에 밥을 넣고 숟가락으로 마악 비비려 하자 주인 김씨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김씨는 "진주비빔밥은 숟가락으로 비비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으로 비벼야 한다"며, "젓가락으로 비벼야 밥알이 서로 엉키지 않고 나물이 골고루 섞여 제맛이 난다"며 직접 비벼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