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이의 졸업을 축하하며 아빠랑 누나랑...박미경
무슨 영문인가 싶어 수화기를 드니 강혁이의 담임선생님이십니다.
"어머니, 오늘 강혁이 졸업식인 거 아시죠?"
"네? 내일 아니예요?"
"아녜요, 오늘이에요. 그러잖아도 졸업식 하는 줄도 모르는 어머니들이 계셔서 전화드리는 거예요. 오늘 11시에 하니까 꼭 오셔야 해요."
참내, 아이들을 셋이나 낳고 키우다 보니 정신이 없긴 없나 봅니다. 분명 전날 강혁이가 가져온 편지를 보고 '23일 목요일'이라는 걸 확인해놓고도 느긋하게 금요일에 졸업식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덕에 회사에 출근했다가 시간에 맞춰 졸업식장으로 향했습니다. 물론 평생 한 번 있는 유치원 졸업식이니, 부랴부랴 일을 하고 있던 남편과 연락해 봄방학 중인 혜준이와 함께 졸업식장으로 갔습니다.
졸업식이 열리는 군민회관 앞에는 누군가가 예쁜 꽃다발을 팔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졸업식인데 꽃은 무슨…"이라는 생각으로 갔던 저희는 안 되겠다 싶어 꽃을 한 다발 샀습니다. 부모마음에 다른 아이들이 다 가슴에 한 아름 꽃을 안고 있는데 내 아이만 그냥 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