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전, 뭐가 필요할까요?

등록 2006.02.27 19:49수정 2006.02.27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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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싶어요."

지난 9일 안양 부안초등학교 예비소집 일에 만났던 한 남자아이의 당찬 포부다. 한 학부모는 "우리 애가 벌써 학교에 간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설레던지 어젯밤 잠까지 설쳤는데 예비소집이 금방 끝나네요"라며 허탈해 한다. 가슴 벅찬 설렘은 아이나 첫 애를 학교에 보내는 어머니나 다를 것이 없었다. 유치원을 거쳐서 오지만 예비신입생에게 학교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a 선생님과 아이들

선생님과 아이들 ⓒ 우리안양

이윤왕 교감은 "올해 7세인 1, 2월 생 즈믄둥이들을 유예 신청하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8세 3월 생과 차이를 느껴서 못 따라가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지만, 1학년은 경험 많은 노련한 선생님 위주로 배정하기에 금세 무리 없이 따라옵니다"라며 "1학년은 6학급 43명 예정이지만, 유예신청이 많으면 5학급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 첫 발을 내딛는 입학식 전, 예비 초등학생이나 부모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지난해 1학년을 맡았던 부안초등학교 박순자(55) 선생님으로부터 들어봤다.

필요한 준비물은?

가방은 가볍고 튼튼하며 방수처리가 된 것으로 눈에 잘 띄는 밝은 색이 좋다. 필통은 기능이 많은 것은 자칫 장난의 도구가 될 수 있으니, 떨어뜨려도 소리나지 않는 천으로 된 재질이 무난하다.

연필은 진한 심으로 3~5자루를 지우개와 함께 넣어준다. 옷은 간편하며 활동성 있는 것이 좋으며, 신발은 혼자서 신고 벗기 편리한 가볍고 안전한 운동화가 좋다. 실내화(흰색)와 신주머니를 준비한다. 학용품, 가방, 신주머니에 학년 반 이름을 기재한다. 이 밖에도 자기 집 주소와 전화번호는 꼭 알고, 외출시 부모님 허락을 받는다.

학교 교육에 필요한 사항


학교생활을 즐겁고 충실하게 하려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이 필요하다. 학습준비물은 스스로 챙기도록 한다. 가정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던 화장실이 아닌 공중 화장실 사용을 숙지 시켜야 한다. 요즘 아이들은 좌변기만 사용하다가 학교에 오면 공중 화장실의 변기에 적응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러 실수할 때는 선생님들이 아무도 모르게 처리하지만, 살아가면서 좌변기만 만날 수 없듯이 적응하는 것도 훈련이다. 간혹 종일 참았다가 집에 가서 용변을 보겠다는 아이들도 있지만, 공중 화장실 사용이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지도하면 금방 적응이 된다.


음식은 골고루 먹는 습관을 길러서 학교 급식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등 하교 길에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육교를 이용하도록 지도하며,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않도록 조심시킨다. 2차 홍역 접종을 한다.

신입생들의 학교생활 적응

박 교사는 "공부 보단 인성이 더 중요해요. 공부는 보충하면 되지만, 인성은 잘 못 길들여져 안착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신입생들은 학교 시설 이용을 위한 학교 둘러보기와 학용품 사용법을 1학년 과정을 통해 배운다. 첫 주는 2시간 정도로 시작해서 서서히 늘려가며 학교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

a 수업중인 아이들

수업중인 아이들 ⓒ 우리안양

입학 두 달 정도가 되면 담임 교사는 아이들 개인성향을 파악하게 되고, 6개월이 되면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도 금방 따라하는 아이와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우열이 공존한다.

이럴 때 교사는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짝을 바꿔주고 있다. 부적응아를 발견하면 교사는 작은 일에도 "와우~" 하며 크게 칭찬하기에 돌입하게 된다. 질문을 했을 때, 손을 들면 못하는 아이부터 먼저 시키게 된다고. 그 아이가 작은 부분이라도 성취했을 때 교사는 수십 배 더 칭찬하고 스티커를 두 배로 주다보면 무리 없이 따라오기 마련이란다. 이렇듯 아이들에겐 교사의 관심과 칭찬이 명약이다.

학부모들이 참고할 사항

교사들은 "같은 또래라도 동생을 보살피던 맏이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을 도와주는 걸 보면 어른스럽기까지 하다"며 "요즘 아이들은 가정에서부터 너무 기를 살려 놓았기에 고집이 세고, 때로는 왜 그러냐고 따지듯 반문하는 일도 허다하다"고 말한다.

이때 학부모들은 내 아이만 앞서야 한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버리고, 더불어 함께 살며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이 필요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요즘은 물자가 풍부하고, 학습준비물은 학교에서 거져 주니까 아껴 쓰는 절약정신이 부족하다. 도화지를 주었는데 "또 주세요"라고 말하기 일쑤다. 그럴 때면 교사는 뒷면에 쓰도록 지도한다. 폐지나 이면지 활용 등은 부모가 못 해주는 선생님만의 훈련이자 교육이기 때문이다.

교사를 믿고 따라 주세요

박 교사는 "첫아이 어머니들의 관심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마치 엄마가 1학년 신입생인양 어쩌면 아이랑 똑같아요"라고 말한다. 더블어 사는 사회성을 형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어머니들은 내 자녀가 뒤처질까 민감해 하며 앞자리에 앉길 원한다.

때로는 키가 큰 아이임에도 앞자리를 고집하거나 심지어 학교로 찾아와 사정을 하기도 한다. 때로는 누가 괴롭힌다거나 눈이 나쁘다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고. 눈이 나쁜 아이는 시력검사 후,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공정하게 대처하는 것도 노련한 교사의 몫이다. 신입생들은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존재라서 교사들은 항상 긴장한다.

특히 만들기 할 때는 "선생님, 이것도 저것도 해 주세요"라며 우르르 앞으로 몰려 나와서 교사들은 쉴 틈이 없다. 1학년 교사들은 화장실도 제때 못 가서 방광염 환자가 많다고.

박 교사는 "아파트 촌은 겉잡을 수 없는 불길처럼 엄청 빠르게 말이 퍼져 나가요. 아이가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도록 선생님의 실수조차 가볍게 덮어주는 것도 부모의 지혜죠. 조금만 소홀하다 생각되면 '인사를 안 해서 편애하나' 생각하는 엄마들도 있지요"라며 씁쓸해한다.

박 교사는 "일단, 아이를 학교에 보냈으면 내 자녀에서 선생님 자녀로 믿고 맡겨달라"고 강조한다.

덧붙이는 글 | 월간 "우리안양"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월간 "우리안양"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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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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