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황냄새 진동하는 타우포와 로토루아

[살아있는 뉴질랜드 여행정보] 북섬 남동부지역

등록 2006.02.28 10:33수정 2006.02.28 11:36
0
원고료로 응원
방학을 맞이하여 마지막 남은 뉴질랜드의 북섬 남동부지역의 관광에 나섰다. 이번 여행에서는 세계문화유산인 통가리로(Tongariro) 국립공원에 있는 통가리로 북쪽 원형길(Tongariro Northern Circuit Track)을 일주한다. 더불어 지열의 도시 타우포(Taupo)와 로토루아(Rotorua)를 관광한 후 오포티키(Opotiki)에서 이스트케이프(East Cape)를 거쳐 기스본(Gisborne)까지의 동부지역(Eastland)과 뉴질랜드의 수도 웰링톤(Wellington)을 관광하고 픽턴(Picton)의 퀸샤롯산책길(Queen Charlotte Trekking)을 걷는다.

2004년 4월 9일(금) 새벽 5시에 크라이스트쳐어치를 출발하여 픽턴(Picton)에 도달하니 10시 정도 되었다. 도로변의 이정표를 따라 승선장에 가서 예약된 서류를 보여주니 표를 주었다. 11시 반에 출발하는 린스(The Lynx)라는 배를 타고 쿡(Cook) 해협을 지나 오후 1시 45분에 웰링턴(Wellington)에 도착하였다. 웰링턴 YHA에서 숙박하고 다음날 8시에 출발하여 왕가누이(Wanganui)를 경유하고 오하쿠니(Ohakune)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되었다. 숙소는 아직 스키시즌이 아니어서 투숙객이 별로 없었다.


a 통가리로 국립공원 원형산책길

통가리로 국립공원 원형산책길 ⓒ 이규봉

11일 통가리로 국립공원의 입구인 화카파파(Whakapapa)에 도착하니 9시였다. 이곳에서 산장 이용권을 구입하고 날씨에 대하여 들으니, 오늘과 내일 높은 곳에서는 바람이 시속 70k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어 산을 넘기가 위험하나 그 다음날은 날씨가 좋을 거라고 한다. 다행히 오늘의 산행은 높낮이가 별로 없는 해발 1140m 지점의 화카파파(Whakapapa)에서 1120m 지점에 있는 와이호호누(Waihohonu) 산장까지였다.

한 5시간 동안 큰 나무 하나 없는 황량한 벌판을 계속 걸었다. 다행히 바람이 등 뒤에서 불어와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가는 도중 타마호수(Lower Tama Lake)에 잠시 들렸다. 호수는 분화구로 파란색의 물이 채워져 있었다. 와이호호누 산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되었다. 산장은 숲 속에 있으며 산장에서 30분 거리에 아주 맑은 물이 콸콸 솟는 오히니팡고샘(Ohinepango Springs)이 있다. 부활 휴가 마지막 날이어서인지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소란스러웠다. 침대가 모자라 바닥에서 자는 사람도 있었다.

a 오히니팡고샘

오히니팡고샘 ⓒ 이규봉

다음날 날씨는 예보한대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계획대로 붉은분화구(Red Crater)를 넘어 망가테포포(Mangatepopo) 산장까지 갈 지는 일단 오투레레(Oturere) 산장까지 가서 결정하기로 하고 일찍 산장을 나섰다. 해발 1360m 지점에 있는 오투레레 산장까지는 계속 오르막이었다. 그곳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쯤 되었다. 산장 주위는 허허벌판이었다. 춥기도 하고 비도 가끔 오고 바람은 점점 강해지고 그사이 눈발도 날렸다.

계획한대로 망가테포포 산장까지 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보였다. 대안으로 키테타히(Ketetahi) 산장으로 갈 수 있으나, 다음날 그곳서 넘어오려면 2시간이 걸려 오히려 오투레레 산장에서 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뿐 아니라, 키테타히 산장으로 가려도 고개마루를 넘어야 하는데 이러한 강풍 속에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결국 오투레레 산장에서 머물기로 결정하였다. 밤에 몰아치는 강풍은 매우 심했다. 그 다음날 산행을 하다 보니 이 결정은 참으로 잘한 것 같았다.

a 나우루회산

나우루회산 ⓒ 이규봉

다음날 새벽, 바람은 잔잔해졌다. 아침 해살에 물든 루아프누산(Mt Ruapehu)을 촬영하려 했으나 갖고 있는 8개의 전지가 모두 소멸되어 촬영할 수 없었다. 분명 전지 잔량을 확인했지만 이것이 엉터리였다. 별로 남아 있는 것이 없음에도 계기는 완전 충전으로 보여준 것을 그대로 믿은 내가 잘못이었다. 그래도 몇 장은 건질 수 있게 건전지를 따뜻하게 보관하였더니 여러 장의 사진을 더 찍을 수 있었다.

a 통가리로산 정상에서

통가리로산 정상에서 ⓒ 이규봉

아침 일찍 7시에 산장을 출발하였다. 트랙을 따라 가니 경치가 매우 환상적이었다. 용암으로 이루어진 넓은 대지에 나무 하나 없이 황량한 것이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보던 그런 장면인 것 같았다. 에메랄드 호수(Emerald Lake)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고 얼음이 살짝 얼어 있어 미끄러웠고 바로 앞에 있는 산에서는 유황냄새가 나면서 김이 솟고 있었다. 이 길을 어제 갔더라면 무척이나 고생하였을 뿐 아니라 경치도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 에멜랄드 호수에서 해발 1886m 지점에 있는 붉은분화구(Red Crater)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가파르고 화산재로 되어 있었다.


다행히 길이 북향이라 얼었던 것이 녹고 있어 별로 미끄럽지는 않았다. 올라가면서 보니 호수가 여러 개 보였다. 모두 분화구이다. 정상에서 보는 경치란 가히 환상적이었다. 내 생전에 이렇게 스케일이 큰 웅장한 장면을 본 적이 없다. 옆에는 구름에 가리고 눈에 묻힌 나우루회산(Mt Ngauruhoe)이 서 있고 앞에는 광대한 오투레레 계곡이 뻗어 있으며 호수로 변한 여러 개의 분화구가 보였다.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오른 사람은 별로 없었으나 정상에서 내려보니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은 매우 많았다. 통가리로 크로싱 산책길(Tongariro Crossing Track)을 걷는 사람들이다.

눈이 내려 미끄러운 좁은 길을 내려가는 것은 매우 힘들었다. 산허리에 내려서 올라가는 길을 다시 올려 보니 참으로 장관이었다. 옆에 우뚝 솟아있는 나우루회산은 끝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망가테포포 산장에 도착하니 12시 30분이 되었다. 이곳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쉰 다음 잔목이 우거진 평탄한 길을 따라 한 3시간 정도 걸어 마침내 화카파파(Whakapapa)에 도착하였다. 2박3일의 산행이 참으로 꿈만 같았다. 특히 마지막 날 8시간이 넘는 행군은 너무 고되었다.


a 붉은분화구(Red Crater)

붉은분화구(Red Crater) ⓒ 이규봉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떠나면서 국도 47번을 타고 타우포로 가는 도중 로토아이라(Rotoaira) 호수 위로 보이는 통가리로산(Mt Tongariro)과 나우루회산는 서로 잘 어울려 보였다. 타우포에 도착하여 타우포 YHA에 짐을 풀고 오랜 산행의 피곤함을 풀기위하여 타우포이벤트센터(Taupo Event Center)로 온천욕을 하러 갔다. 그러나 이곳은 수영장이지 목욕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a 후커 폭포

후커 폭포 ⓒ 이규봉

다음날 오전 타우포 호수에서 요트를 타고 호수가의 마오리 조각을 보러 가는 바바리(Barbary)라는 크루즈를 하였다. 바위에 새겨져 있는 마오리 조각을 보는 것 외에 크루즈 자체는 밋밋하였다. 바람으로 가는 배에 타고 있는 것이 낭만적일 수는 있으나, 실지 바람으로 가보니 엔진이 정지하여 조용한 것은 좋았지만 느려서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할뿐더러 낭만도 오래 가지 못하고 지루했다. 그래서인지 잠시 동안만 바람을 이용하였다. 오후에는 와이라케이(Wairakei) 공원에 갔다. 우선 와이라케이 댐까지 가서 그곳서부터 국도 1번을 타고 타우포 시내로 들어오면서 관광하였다. 와이라케이 지열 계곡(Wairakei Thermal Valley)에 들어서니 땅에서 김이 마구 솟았다. 그러한 모습을 처음 보니 흥분이 되었다.

그러나 입장료로 20달러을 준 이곳이 입장료 없이 다음에 들어간 달의 분화구(Craters of the Moon) 보다 훨씬 못하였다. 주변에 더 좋은 곳이 많으므로 개인이 운영하는 와이라케이 지열 계곡은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본다. 입장료만 아까울 뿐이다. 이 계곡 바로 아래에 있는 지열발전소는 광대하게 배열되어 있는 관이 그런대로 볼만하였다. 달의 분화구(Craters of the Moon)도 지열지대로 그 지역이 매우 넓었고 볼거리가 매우 다양하였다. 타우포 호수에서 나오는 와이카토(Waikato) 강에 있는 후카폭포(Huka Falls)의 힘찬 물줄기도 보기 좋았고 시내 입구에 있는 전망대에서 타우포 시내를 바라보는 것도 절경이었다. 와이라케이(Wairakei) 공원은 강을 따라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있어 많은 사람들이 걷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a 머드풀

머드풀 ⓒ 이규봉

15일 오전 8시에 출발하여 국도 5번을 타고 로토루아(Rotorua)로 가는 중에 와이오타푸 지열 지대(Waiotapu Thermal Area)에 들렸다. 이 주변에서 가장 볼만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입장료가 있지만 충분히 그 값어치를 한다. 여러 가지 색의 호수와 동굴, 분화구, 무럭무럭 다양하게 올라오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가까이에는 매일 10시 15분에 분출하는 레이디녹스분출구(Lady Knox Geyser)가 있어 무언가 그곳에 넣으니까 분출이 시작되었다. 또한 머드풀(Mud Pools)이라는 곳에는 진흙 같은 땅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 지역을 모두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또 다른 지열지대로 와이망구 화산 계곡(Waimangu Volcanic Valley)이 있는데 이곳에는 계곡을 따라 산책하는 것과 호수에서 크루즈하는 것 두 종류가 있다. 우리는 크루즈를 하였는데 호수까지 가는 길에 보니 초록색의 뜨거운 호수가 보였다. 중심 온도가 500도가 넘는다 한다. 배를 타고 호수를 도니 산기슭과 물가에서 김이 분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뿐, 화산이 폭발하기 전의 볼만한 것은 지금 모두 호수 아래 놓여져 있어 별 구경거리가 없었다. 로토루아에 도착하니 4시 쯤 되었다. 짐을 숙소에 풀고 근처에 있는 거버먼트 정원(Government Garden)과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폴리네시안스파(Polynesian Spa)에서 온천욕을 하였는데 수질이 참 좋았다. 더운물도 마음대로 쓸 수 있어 더욱 좋았다.

16일은 로토루아 호수 주위를 일주하였다. 호수가의 공원에서 잠시 쉬는데 밤나무 아래 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혹시나 하고 까먹어 보니 맛이 있었다. 잠깐 주었는데 한 바구니나 되었다. 돌아와서 삶아 먹으니 벌레 먹은 것 하나 없이 맛이 아주 좋았다. 푸른호수(Blue Lake)와 초록호수(Green Lake) 등으로 드라이브하고 돌아오니 4시가 되었다. 저녁에는 마오리마을(Maori Village)에서 하는 공연과 뷔페에 갔다. 1인당 $75하는 비싼 관광이었으나 만족하였다. 숙소 앞에서 태우고 공연이 끝난 후 다시 내려주는데 4시간이 걸렸다. 공연이 한 시간, 저녁식사가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마오리공연은 처음 보는 것이어서 흥미가 있었지만 한번 보면 충분하고, 항이라는 마오리 전통음식도 호기심만 충족시켰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를 태운 나타에파라나(Ngata Eparana)라는 이름의 마오리 버스기사는 매우 강한 인상을 우리에게 심어주었다. 우선 30개가 넘는 외국어를 한다고 한다. 물론 몇 가지의 말만 하지만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는 나의 질문에 그는 프랙티스(practice, 반복연습)라고 대답했다. 버스에 손님을 태울 때마다 손님의 이름과 나라, 숙소를 물어 보고는 이미 타고 있는 손님과 새로 타는 손님의 이름, 나라, 숙소를 반복해서 말해준다. 그리고 서로 인사하게 한다. 매번 탈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반복한다. 우리 이름도 도착할 때까지 몇 번이나 나왔는지 모른다.

그렇게 자기 버스에 타고 있는 모든 손님의 이름, 나라, 숙소를 버스에 탄 순서대로 계속 말해주면서 외우는 것이다. 돌아올 때는 더욱 놀라웠다. 올라탄 순서의 반대로 내려주면서 다음에 내릴 손님 나라의 대표적인 노래를 한다. 그것도 그 나라 말로 한다. 쉬지 않고 말하고 노래하고 인사하고.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을까? 손님이 내릴 때마다 서로 코를 두 번 부딪치는 마오리 전통 인사를 한다. 그의 프로정신에 엄청난 감동과 충격을 받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일이고 매우 교훈적인 일이었다. 여행에 관한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어도 이 마오리 버스기사의 인상은 잊을 수가 없다.

로토루아는 시내 전체에서 유황냄새를 맡을 수 있고 길가에서도 김이 솟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참 인상적인 도시이다. 뉴질랜드 제1의 관광도시가 무색하지 않았다.

4월 17일 오전 8시에 로토루아를 출발하여 오포티키(Opotiki)를 향하여 갔다. 오포티키부터는 바다를 끼고 있는 국도 35번을 탔다. 바다 멀리 하얀섬(White Island)이 고독히 떨어져 있다.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권장할 만하였다. 오포티키에서 이스트케이프(East Cape)까지는 흔히 있는 쉬어 가는 곳 표시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점심을 바닷가 근처에서 해결하였다. 힉스만(Hicks Bay) 약간 못 미쳐있는 백패커스민박(Backpackers Homestay)에 3시 쯤 도착하였다. 이 집은 바로 길가에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어 찾기가 쉬었다.

키위인 주인아주머니 혼자 있었는데(식구들은 외지에 나가 있었다.) 키위답지 않게 다소곳한 모습과 말하는 모양이 너무 다정다감하였다. 민박(Homestay)은 처음이었는데 다른 백패커스와는 너무 달랐다. 투숙객이 없어 조용하고 일반 가정집에 꾸며져 있는 침실, 거실, 주방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집도 너무 깨끗하였다. 집은 좌우 뒤로 높은 나무들이 담을 이루고 앞에는 훤히 트여있는 참 조용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용한 침대는 아주 편안하고 좋았다. 주인아주머니와 밤늦게까지 오랫동안 말을 나누었다. 여행 중에 이러한 경험은 처음이었다. 백패커스도 이왕이면 민박(Homestay)으로 택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a 힉스만의 민박 앞뜰

힉스만의 민박 앞뜰 ⓒ 이규봉

다음날 아쉬움을 남기며 출발하기에 앞서 주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이스트케이프(East Cape)에 도착하니 등대가 홀로 외롭게 서 있고 앞에는 몇 개의 섬이 놓여 있다. 뒤로는 넓은 목장이 산에 둘러 있으며 경치는 아름다웠다. 토라가만(Tolaga Bay)에는 매우 긴 부두가 인상적으로 보였다. 기스본(Gisborne)을 거쳐 마피에(Napier)에 도착하니 5시가 되었다. 나피에 YHA는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머무른 방은 바다 방향으로 보고 있어 분위기가 좋았다. 19일 8시에 출발하여 팔머스톤 노쓰(Palmerston North)에 도착하니 10시가 되었다. 에스프라나드 공원(Esplanade Park)을 산책하고 박물관을 보았는데 박물관 앞에 있는 조각상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시내 중심부에 한국인이 경영하는 PC방이 있었는데 성품 좋아 보이는 주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웰링턴(Wellington)에 도착하니 3시가 되었다. 오리엔탈 만(Oriental Bay)을 산책하고 빅토리아산(Mt. Victoria)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경치는 바다와 산, 도시로 조화롭게 이루어져 있었다.

a 이스트케이프(East Cape)

이스트케이프(East Cape) ⓒ 이규봉

다음날 아침, 차가 견인된 것을 알았다. 그제야 그곳은 아침시간대에는 완전히 비워야하는 지역인 것을 알았다. 배는 타야하는데 마음이 급해졌다. 숙소에 도움을 청하니 차가 견인된 곳을 알려 주었다. 다행히 가까운 곳이라 많은 시간 허비하지 않고 찾아 올 수 있었다. 배를 타기 위해 부두에 가니 벌써 많은 차가 늘어서 있었다. 픽턴(Picton)에 도착하니 1시가 되었다. 시내를 산책하고 산 위로 올라가는 티로항가 산책로(Tirohanga Walkway)를 걸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픽턴 항구의 전경이 매우 아름다워 한 시간을 걸은 것이 전혀 후회되지 않을 정도였다. 빅토리아도메인(Victoria Domain)의 해변을 또 걸었다. 어느 한 곳을 살펴보니 커다란 홍합이 많이 있었다. 저녁거리로 한 10개 땄다. 큰 것은 손바닥만 하였다. 저녁에 홍합국을 끓였는데 맛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다음날 저녁에도 홍합을 따서 안주거리로 삼았다. 숙소인 픽턴 YHA에서는 옆에 딸린 이층집의 이층을 주었는데 손님이 우리뿐이어서 마치 독채를 모두 빌린 것 같이 편하게 사용하였다.

a 픽턴의 전경

픽턴의 전경 ⓒ 이규봉

21일 퀸샤롯 산책길(Queen Charlotte Trekking)을 하기 위하여 서브웨이(Subway)에서 샌드위치를 점심으로 준비하고 9시에 출발하는 배를 탔다. 1시간 정도 지나 쉽코브(Ship Cove)에 도착하였다. 쉽코브는 쿡(Cook) 선장이 처음으로 상륙했던 역사적인 곳으로 쿡을 기념하는 비가 놓여 있었다. 쉽코브에서 출발하여 레졸루션 만(Resolution Bay)을 지나 훠노로지(Furneaux Lodge)까지 오는데 거의 4시간이 걸렸다. 레졸루션 만에는 단촐한 숙박 시설이 있었고 훠노로지에는 큰 숙박 시설이 있었다. 산에는 꿩같이 생긴 웨카(Weka)가 많이 있어 우리 주변에서 서성거리기도 하였다. 전체적인 느낌은 아벨타스만해변산책길(Abel Tasman Costal Track)과 비슷하지만 그만큼은 못하였다. 아벨타스만해변산책길을 경험했으면 굳이 퀸샬롯산책길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훠노로지에서 배를 타고 픽턴에 돌아오니 5시가 되었다.

여행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8시에 출발하여 세인트아노드(St. Arnaud)에 도착하니 10시였다. 호수 주변을 2시간 정도 산책하고 크라이스트쳐어치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되었다.

여행정보

일정(13박14일)
4/9일(금) 출발(5시)->Picton(10시)->Wellington(2시)
10일(토) 출발(8시)->Wanganui(11시-2시)->Wanganui River Lookout->Ohakune(4시)
11일(일) 출발(8시)->Whakapapa(9시)->Waihohonu 산장(2시)
12일(월) 출발(8시)->Oturere 산장(11시)
13일(화) 출발(7시)->Mangatepopo 산장(12:30)->Whakapapa(3:30)->Taupo(5시)
14일(수) Cruise, Wairakei Park, Crater of the Moon, Thermal Valley, 지열발전소
15일(목) 출발(8시)->Waiotapu Thermal Area,Waimangu Volcanic Valley->Rotorua(4시)
16일(금) 호수일주, Blue Lake, Green Lake, Maori Village
17일(토) 출발(8시)->Opotiki->Hicks Bay(3시)
18일(일) 출발(8시)->East Cape->Tolaga Bay->Gisborne(2시)->Napier(5시)
19일(월) 출발(8시)->Palmerston North(10시-12시, Esplanade Park)->Wellington(3시)
20일(화) 출발(8시)->Picton(12:30)
21일(수) Queen Charlotte Trekking(9시-5시)
22일(목) 출발(8시)->St. Arnaud(10시-1시)->CHCH(5시)

숙박(어른 2, 아이 1명 기준) 및 웹싸이트
Wellington YHA($88, yha.wellington@yha.org.nz )
Ohakune YHA($68, matai.lodge@xtra.co.nz)
Taupo YHA($63, yhataupo@xtra.co.nz)
Rotorua BP($75, backpackersrotorua@xtra.co.nz)
Hicks Bay Backpacker‘s Homestay($70, 06-864-4634)
Napier YHA($56, yha.napier@yha.org.nz )
Wellington X Base Backpacker($76
Picton YHA($52, wedgwoodhouse@xtra.co.nz)
배(www.interislandline.co.nz)

경비(어른 2, 아이 1명 기준 총 $2742)
숙박 $808(13박), 부식 $300, 외식 $200, Ferry $560, 기름 $218(2800km)
관광 $545(Cruise$70, 입장료$162, Boat$125, 마오리$188), 기타 $111

여행을 마치면서
Tongariro Northern Circuit Track은 Wakapapa에서 Waihohonu 산장까지 5시간, Waihohonu에서 Oturere 산장까지 3시간, Oturere에서 Mangatepopo 산장까지 5시간, Mangatepopo에서 Wakapapa까지 3시간이 걸리므로 적어도 2박 이상을 하여야 한다. 이 트랙은 Mangatepopo 주차장에서 Red Crater를 지나 Ketetahi 산장을 거쳐 국도 47A로 빠지는 하루 일정의 Tongariro Crossing Track을 거의 포함하고 있다. Northern Circuit Track이나 Crossing Track 중 하나를 꼭 가보도록 적극 권장한다.

Taupo와 Rotorua는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지열지대이다. 그것도 호수를 끼고 있다. 두 도시는 비슷한 관광이 너무 많다. 지열지대를 보는 것은 Waiotapu Thermal Area 하나로 충분하다. 입장료가 없으니 Taupo의 Crater of the Moon도 권장한다. Rotorua의 Polynesian Spa에서 목욕을 할 때는 수건 빌리는 값이 $4이나 하니 꼭 수건을 챙겨가기 바란다. Rotorua에서 Maori 공연은 여러 곳에서 한다. Maori Village에서 하는 것이 가장 비싸나 값어치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그 마오리 기사의 버스를 타게 되면 금상첨화이다.

Eastland를 여행하면서 매우 평화스러운 느낌을 받았다. Opotiki에서 East Cape를 거쳐 Gisborne으로 가려면 1박을 해야 하는데 Hicks Bay에 있는 Backpackers Homestay (06-864-4634)를 적극 권장한다. Wellington에서는 볼거리가 다양한 국립박물관을 꼭 보기 바란다. Picton은 작은 만큼 매우 평화스러운 항구이다. 경유만 하지 말고 하룻밤 쉬어가길 권장한다. Tirohanga Walkway에서 항구를 내려다보는 즐거움도 꼭 갖기 바란다.
/ 이규봉

덧붙이는 글 | 크라이스트쳐어치 코리아리뷰에 연재

덧붙이는 글 크라이스트쳐어치 코리아리뷰에 연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