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국숫집3 패널사진이승숙
좁은 골목길엔 차를 세워둘 곳도 마땅찮았다. 그래서 경찰서 마당에 차를 세웠다.
날이 추워서 그런 걸까 점심시간인데도 별반 사람이 없었다. 친구들끼리 온 고등학생 셋이 비빔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었고 그리고 다 먹고 나가는 한 팀뿐이었다.
식당 안은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조금도 없었다.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액자며 조화 그리고 달력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걸려 있었다. 연탄 난롯불에 손을 쬐면서 비빔국수 둘에 곱빼기 하나를 시켰다.
"할머니, 여기 주인이 누구세요?"
"주인? 다 주인이지. 손님도 주인이고 다 주인이지."
주인 할머니가 그리 말하자 옆에 있던 다른 할머니가
"우리 사돈이 주인이지."
그랬다. 그러자 따님인 듯한 젊은 여인이
"하나님이 주인이지."
그러면서 다들 호호호 웃었다.
김이 뭉글뭉글 피어오르는 좁은 주방에서 바쁘게 일하던 세 여인은 참 고왔다.
"사돈 간이세요? 그럼 누가 따님이고 친정어머니세요? 할머니가 친정어머니세요? 두 분이 많이 닮았다."
그러자 두 여인이 벙긋 웃었다.
"우리 둘이 닮았어요? 내 딸이 아니고 며느린데 닮았나?"
"할머니 진짜세요? 진짜 며느님이세요? 그런데 진짜 닮았다. 오래 같이 함께하다 보니까 서로 닮았는갑다."
정말로 며느님과 시어머니는 많이 닮아 보였다. 오히려 친정어머니가 남인 것 같이 보일 정도로 두 고부간이 닮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