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동 배추는 속이 꽉 찬 김장배추처럼 생기지 않고 잎을 모두 벌린 상태에서 겨울을 보낸다.조태용
봄동은 우리가 통상 김장할 때 사용하는 배추를 조금 늦은 시기에 파종하여 속이 차지 않은 상태에서 겨울을 보낸 것을 말한다. 그래서 봄동 배추는 속이 꽉 찬 김장배추처럼 생기지 않고 잎을 모두 벌린 상태에서 겨울을 보낸다. 특이한 것은 그렇게 입을 쫙 벌리고 겨울을 보내면서도 결코 얼어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속이 꽉 찬 배추가 겨울에 얼어서 먹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즉 우리의 통상적인 생각 '겹겹이 쌓아놓으면 더 따뜻할 것이다'라는 생각과 달리 잎 하나하나가 그대로 추위에 노출되어 있는 봄동이 오히려 속이 꽉 찬 배추보다 겨울을 잘 이겨내는 것이다. 이것은 내성적인 사람보다 외향적인 사람이 시련을 잘 견디는 것과도 흡사하며, 닫힌 사회보다는 열린 사회가 건강한 것과도 같다.
봄과 겨울 두 가지를 품고 있는 봄동은 지금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오늘은 봄동과 함께 겨울을 이겨낸 푸르름으로 삶의 활력을 찾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