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소클럽> 홈페이지 캡쳐
타사 방송 프로그램과 시청률 경쟁에서 밀려 종영이 결정된 KBS <폭소클럽>. 여기에서 타사 방송국 프로그램은 SBS <야심만만…>이다. SBS <야심만만…>은 연예인들의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실화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어 최고의 인기를 끌어왔다. 오히려 연예인들의 사담이 오히려 개그맨들의 재담보다 인기를 끌게 된 것.
이로 인해 배우가 개그맨보다 인기를 폭발적으로 얻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김수로다. 그는 촌스러우면서도 진실된 경험담으로 시청자들을 울고 웃겼다. 솔직함과 진실함은 강력한 웃음의 소재로 호소력을 가진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그 프로그램들이 위기 의식을 느끼기도 했고 심지어 시청률 경쟁에서도 밀리고 말았다.
그러나 <폭소클럽>은 다른 스탠딩 코미디 보다 차별화된 점을 보여 왔던 것도 사실이다. 2002년 11월 첫선을 보인 <폭소클럽>은 기존의 개그,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다.
화려한 무대장치나 효과음, 과장된 설정에 의존하기보다는 실험과 새로움에 더 힘을 기울여 왔다. 무엇보다 사라져가는 사회적인 풍자와 현안에 일침을 가하는 형식을 끊이지 않고 시도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처지를 웃음과 함께 날카롭게 등장시킨 <블랑카>가 대표적이다.
최형만을 비롯해 괴짜 과학강사 장한나, 떴다 김샘 등 강의 방식의 개그도 지속되어 왔다. 아울러 사물개그, 음악개그, 마술 개그 등 다양한 방식이 선보였다. 또한 출연자도 다양하게 추구하기도 했다. 성우, 아나운서, 배우, 작가, 요리사 등이 개그맨으로 출연하는 기회도 주어졌다.
다만, 일련의 과정에서 생소하고 생뚱맞은 시도들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세대간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는 측면에서 <올드보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개그 스타들과 신인개그맨들의 조화를 추구했다.
<폭소클럽>을 통해 스타가 된 이도 많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스타로 발돋움 한 김제동과 "그까~이꺼"의 장동민, 마른 인간 연구의 유민상, 김샘 김홍식, 사물 개그의 서남용, 음악개그의 화니-지니 등을 들 수 있다.
전체적으로 <폭소클럽>은 스타시스템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했다. 이 때문에 <폭소클럽>은 많은 신인들의 데뷔 무대가 되기도 했다. 스탠딩 업 코미디는 치열한 자기 개발과 자기 역량을 축적하는 발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폭소클럽>에서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폭소클럽>의 종영은 신인과 새로운 형식의 개그가 등장할 공간이 하나 없어진 셈이다. 요컨대, <폭소클럽> 폐지는 코미디 형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 보다는 우선 시청률에서 이겨야 한다는 원칙에 밀린 결과이다.
최근 사담 위주의 연예인들 토크 프로그램이 획일적이고 소모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폭소클럽>의 지난 행적과 의미들을 볼 때 <폭소클럽>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월요일 시청률 경쟁에서 밀린다면 다른 시간대로 이동하여 새 개그와 코미디의 산실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폭소클럽>의 발전적 개편이나 부활은 여러 점에서 타당한 호응을 받고 있는 셈이다. 다만, 리얼리티를 원하는 대중들의 마음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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