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도서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도서관을 찾아서①]노원정보도서관

등록 2006.03.11 15:42수정 2006.03.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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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가고 싶은데 돈이 없네."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늘 어딘가로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욕망이 잠들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말처럼 쉽던가. 게다가 마음먹고 여행하자면 적지 않은 돈이 들게 마련이다. 하긴 큰 마음먹고 거액을 들여 여행을 갔다 오더라도 제대로 목표나 계획을 세우지 않고 가면 머리에 남는 것 없이 몸만 피곤하기 일쑤다. 돈 안 들고 보람 있는 여행을 할 수는 없을까?(이건 오랜된 내 소망이었다) 생각해보면 물론 있다!


서울 시내 도서관 여행을 하는 것이다. 도서관 갔다 오는 것이 무슨 여행이냐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그거 알고 있나? 지방에서는 서울로 수학여행을 오기도 하고 중국 여행하는 사람들은 청화대나 북경어언대를 구경하기도 한다. 왜 그럴까? 서울에 있는 사람이 서울로 수학 여행간다고 하고 청화대 다니는 학생이 청화대 구경 간다고 하면 어색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곳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구경의 대상이요, 체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난 내 가까이 있으면서도 정작 잘 모르는 도서관들을 탐방해보기로 한 것이다.

@IMG1그 첫 번째 대상은 물론 집에서 가장 가까운 노원 정보 도서관이었다. 언젠가 도서관들이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비판성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물론 노원 정보 도서관도 아주 편리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4호선 노원역에서 나와 2번 마을버스를 타면 바로 노원 정보 도서관 앞에서 내릴 수 있으니 비교적 편리하다 하겠다. 게다가 마음만 굳건히 먹으면 도보로도 얼마든지 주파가 가능한 거리다. 그러나 초행자에게는 다소 미로처럼 느껴질 뿐 아니라 머나먼 여정이 될 수도 있으니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다.

어찌되었든 일단 도착해 마을버스에 내려서 노원정보도서관을 바라보면 약간은 황량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제법 규모가 큰 도서관들에 비해 위로만 삐죽이 선 것처럼 보이기에 마치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적인 맛을 띤 상가 건물처럼도 보인다. 게다가 주변이 온통 아파트뿐이어서 상가도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으니 주구장창 책만 읽고 가겠네 싶은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러나 걱정마시라. 처음 이 곳에 도착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 황량한 도서관 뒤에 숨어 있던 작은 공원이었다. 깊은 산 속 약수터와 운동 시설 등을 축소해 갖다 놓은 듯한 이 공원길을 한 바퀴 쭉 따라 걷다 보면 머리가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렇게 일단 몸을 풀었으면 도서관까지 왔으니 당연히 들어가서 구경이라도 좀 하고 가지 않아야 않겠는가.

a 도서관 뒷길을 걷다보면 머리가 상쾌해진다.

도서관 뒷길을 걷다보면 머리가 상쾌해진다. ⓒ 양중모

머리 식히려고 왔으니 편한 마음으로 들어가되 도서관 이용에 대해 약간의 사전 지식을 갖고 들어가는 편이 필요할 듯싶다. 노원정보도서관은 올해 2월에 개관하면서 정보 도서관을 표방했고 그 이름에 걸맞게 디지털 도서관임을 자랑하고 있다. 들어가서 잠시 둘러보고 나올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자주 애용할 생각이시라면 이 말부터 들어보심이 좋겠다.


도서관 이용객 중 많은 이들이 열람실을 이용하는 학생일 것이다. 노원 정보 도서관에서는 이 공부하기 위해 열람실에 가기 위해서는 회원증이 필수다. 좌석발급용 기계가 회원증 바코드를 인식해 자리를 자동으로 배부해주기 때문이다. 기계치들에게는 처음 해보는 것이라면 꽤나 고역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꽤나 편리한 시스템이다.

아차! 놀러온 거지 공부하러 온 것이 아니었지. 그럼 2층으로 가서 가벼운 마음으로 책 한 권 골라잡아 자료실 내 의자에 앉아 읽어보자. 독서 삼매경에 빠져 책을 빌려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이 때도 회원증이 물론 필요하다. 이 역시 자동화 되어 있지만 데스크에 있는 사람들이 대신해주기도 하므로 기계치라 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신경 써야 할 점은 회원증 발급이다. 인터넷으로 미리 가입을 하지 않고 오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리므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미리 회원 가입을 하고 오는 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사진이 필요하기에 증명사진을 가져가도 되지만 캠으로 찍어주기도 하니 꼭 필수인 것은 아니다.

a 무인자동화가 거의 이루어져있다.

무인자동화가 거의 이루어져있다. ⓒ 양중모

여기 저기 둘러보아도 역시 인터넷 없이 못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인지라 도서관에 와서도 꼭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겠다고 한다면 3층에 있는 곳을 이용하면 된다. 컴퓨터들이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어 색다른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단순 검색용으로 8대가 비치되어 있으니 만석이라고 크게 걱정 안 해도 된다.

어느 정도 다 구경하고 나서기 전에 화장실 한 번 이용해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람들 중에는 바깥 화장실을 잘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 있는데 이 곳 화장실은 지은 지도 얼마 안됐고 비데도 설치되어 있어 집과 비슷한 안락한 느낌으로 볼 일을 볼 수 있다. 여기까지 다 끝났으면 이제는 배 속에 무언가를 넣긴 해야 하겠는데, 급한 사람이라면 지하 1층 매점을 이용하거나 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몇몇 식당들을 이용하면 된다.

a 비데가 설치되어 있다.

비데가 설치되어 있다. ⓒ 양중모

혹시 좀 여유가 있고 그저 책 속에 파묻혀 있다가 가는 게 아쉬운 사람이라면 버스를 타고 다시 나가 노원역 부근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최근 기존에 있던 음식점들뿐만 아니라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경쟁적으로 노원에 들어서면서 한층 먹거리가 풍부해졌다.

배불리 먹고 나서 잠시 소화도 시킬 겸 쇼핑이라도 할 생각이 있다면 노원 롯데 백화점이나 옆에 얼마 전에 생긴 와우 쇼핑몰에 가보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자, 이제 도서관도 구경하고 주변도 대충 파악해두었으니 집에 돌아갈 일만 남았다. 뭣이라? 이 역시 별로 남는 게 없는 여행이었다라고라?

그 무슨 섭섭한 말씀을! 누군가가 그 쪽 도서관 어때요? 라거나 그 도서관 이용 어떻게 하지? 라고 물어보았을 때 당당히 대답해 줄 수 있지 않은가. 그게 뭐 대단한 일이냐고? 대단하다! 맛있는 집 알고 있는 사람은 많아도 도서관 정보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이는 극히 드문 법이니까!

덧붙이는 글 | 스스로 마음먹고 기획은 해두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이리 저리 줄이고 줄이다 보니 완전히 다 할 말을 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도서관 찾아다니면서 맛집처럼 좋은 도서관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스스로 마음먹고 기획은 해두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이리 저리 줄이고 줄이다 보니 완전히 다 할 말을 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 도서관 찾아다니면서 맛집처럼 좋은 도서관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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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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