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 안마당에 있는 이호우. 이영도 남매 시인의 시비이승숙
‘살구꽃 핀 마을’을 쓴 시조시인 이호우는 경북 청도군 유호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유호리는 청도읍에서 경남 밀양 방면으로 가다가 유천에서 좌회전해서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청도군의 골짝 골짝을 훑어 내려오던 강들은 유천에 와서 비로소 큰 강이 됩니다. 장난꾸러기 아이들처럼 재치발랄하게 굽이쳐 내려오던 여러 강들이 유천에 모여서 낙동강과 한 몸이 됩니다.
유천은 예전에 꽤 큰 동네였습니다. 사방 50리 안팎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장이 열리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의 무심함은 그 곳이라고 비켜갈 리가 없었습니다. 다른 농촌 마을들과 같이 유천도 쇠락해가고 있었습니다.
원래 있던 찻길을 비켜서 왕복 4차선의 새 길이 뚫렸습니다. 그래서 차들은 유천을 스쳐 지나가 버립니다. 소비를 많이 하는 젊은 인구는 자꾸 줄어들고 대형 마트들이 생기자 유천장도 빛이 바래어져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