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봄, 봄산. 후두둑, 잔설을 털고 날아오르는 오색 빛의 꿩 한 마리, 그 뒤를 따라 오르는 까투리들이 내 묵은 잠을 깨우고 간다. 산, 산길. 제 막 물오르기 시작하는 이 향기. 어디선가 삭정이를 건드리며 들려오는 이 호젓한 바람 소리. 겨우내 낙엽이 깔린 그 위로 이제 더욱 부드러워진 봄 흙을, 그대여, 한 번 밟아 보았는가. 아직까지 밟아 보지 못했다면 창문을 열어놓고 봄산에 올라보라. 가지 끝마다 밀어 올리던 꽃눈이 어제인가 싶더니, 오솔길 옆 바위 틈새로 산수유꽃이 노랗게 불을 밝혔다. 수천의 꽃등을 들고 선 꽃나무, 첫사랑의 소녀처럼 눈 밝게 서 있다. 산비탈 묵정밭에는 힘 있게 보습날을 박는 농부 하나, 바지게 위로 나비 한 마리 앉아 있고, 무당의 경 읽는 소리 돌담 사이로 흘러나온다. 수만 송이 물꽃을 일으키며 봄 길을 돌아 나오는 배들, 날치처럼 유선형의 몸들이 다도해(多島海)를 돌아 지금 막 돌산대교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운동장에는 이제 막 깨어난 병아리들의 함성이 예까지 들려오고,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작년 겨울에 져 버린 구절초 곁에 앉아본다. 남해마을 끝자락, 이제 막 도착한 기차에는 동백꽃처럼 붉은 가슴들이 쏟아지고, 오동도 다리에는 올 봄, 햇물이 밀려오고 있다. 종포, 용굴.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반짝이는 환호성을 울리는 향일암, 동백꽃들. 그 위로 은가루는 쏟아지고, 은빛인지 바다인지 장엄하게 잠기는 화엄의 바다. '세상에! 눈이 모자라서 못 본다'는 무주구천동에 사는 시골 아낙네의 얘기가 문득 바람결에 들려오고. 당나라 시인 백낙청이 심양강 지방에 유배 가서, 어느 달밤에 뚜르릉 하고 비파줄 뜯는 소리를 듣고, '곡조가 이루어지기도 전에 정이 먼저 통한다(未成曲調 先有情)'고 하더니, 봄 산에서 '꽃이 피기도 전에 마음이 먼저 동한다'. 큰사진보기 ▲오동도의 봄윤재훈 덧붙이는 글 | 무 덧붙이는 글 무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윤재훈 (yunjaehoon) 내방 구독하기 약 5년여 세계오지 배낭여행을 했으며, 한강 1,300리 도보여행, 섬진강 530리 도보여행 및 한탄강과 폐사지 등을 걸었습니다. 이후 80일 동안 5,830리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였습니다. 전주일보 신춘문예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시를 쓰며,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삼귀의三歸依'가 아닌 '이귀의'만 하고 싶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오동도 다리 위로 올 봄 햇물이 밀려오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시퍼렇게 날 선 칼 갈고 돌아온 대통령, 이제 시작이다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어느 중학생의 고백 "부모님,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