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와 '꽃미남'의 연기대결에 주목하라

[인터뷰] <벽을 뚫는 남자>서 상반된 연기 펼치는 박상원과 엄기준

등록 2006.03.13 10:46수정 2006.03.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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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서 주인공 듀티율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박상원, 엄기준씨와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a 박상원씨

박상원씨 ⓒ 유영수

- 그동안 방송 출연이 뜸했는데 어떻게 지냈나?
박상원 :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하면서, 현재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MC를 맡고있다. <벽을 뚫는 남자>가 끝나면 드라마 <태왕사신기>촬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작년에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을 했었고, 올해 하게 될 활동들에 대한 검토를 심층적으로 했다. 더불어 좋아하는 운동하며 건강을 챙겼다."


- 2월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을 맡고 있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
박상원 : "역대 진행자인 문성근씨나 정진영씨가 워낙 탁월한 MC였기 때문에 많이 부담이 된다. 아직까지는 내 색깔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고발성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소외된 이야기들에 눈을 돌리려고 한다."

-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박상원 : "파리 몽마르트에 사는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지내오던 듀티율이라는 우체국공무원에게 어느 날 벽을 뚫는 능력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음악 때문이었다. 이 뮤지컬에는 너무 아름다운 선율이 가득하다. 프랑스 음악의 거장 '미쉘르그랑'과 국민소설가 '마르셀에메'의 작품으로, 보실 때는 물론 보신 후에도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 지는 아주 따뜻한 뮤지컬이다. 바로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이다. 이 작품도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진 '오페레타 뮤지컬'이다."

- 브로드웨이 공연 때는 원작에 없는 새로운 곡을 만들어 넣고 스페셜 사운드트랙을 제작하는 등 색다른 시도를 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다른 시도가 있었는지.
박상원 : "이번 공연은 프랑스의 원작 뮤지컬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프랑스 쟈끄르콕에서 프랑스극학을 공부한 임도완 연출의 새로운 동선과 배우들의 움직임, 김태영 감독의 새로운 무대디자인, 이우형 감독의 조명 등, 나름대로의 해석과 제작을 하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이지만 오페레타 뮤지컬이기에, 공들였던 가사에 대한 노력과 제작상황을 보자면 우리나라에서 새로 태어난 뮤지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프랑스와 일본, 미국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특히 브로드웨이 공연은 토니상에서 5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는데, 우리나라에서의 초연 주연배우로서 어깨가 무겁겠다.
박상원 : "아무래도 초연에서 느껴지는 배우의 마음가짐이 다르다. 배우뿐 아니라 모든 제작스태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페레타 뮤지컬에 앙상블이 없는(모두 조연급으로 각자의 뮤직넘버가 있는) 이 뮤지컬의 특성상, 정말 훌륭한 뮤지컬배우들이 함께하고 있다. 내가 많이 배우고 있는 상황이다."

- 또 한 명의 주연배우 엄기준씨는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엄짱'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뮤지컬 전문배우와의 연기대결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박상원 : "엄기준씨는 훌륭한 배우다. 근래에 정말 많은 작품을 하고 있는데 연습시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잘 소화해내고 있다. <헤드윅>이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각각의 작품색깔이 확연히 틀린데도 참 잘 해내는 친구다. 기준씨는 뮤지컬전문배우니까 노래에 대해 부담이 없다면, 반면 저는 제 전공을 살려 드라마적인 부분에 좀더 주력하고 있다고 보면된다."

- 연기와 춤, 노래 중 가장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박상원 : "노래가 가장 힘들다. 대사가 없고 노래로 이루어진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제가 불러야할 뮤직넘버가 전체 곡의 반 이상인, 20곡 이상 되기 때문이다. 박자에 맞춰 가사를 쳐야하기에 만약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가 안 되는 어려움이 있다. 같은 음들이 많이 반복되고 듣기엔 참 편안한 음악인 반면 부르기엔 참 힘들다."


- 대부분의 국민들이 박상원씨를 탤런트로 알고 있지만, 79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로 데뷔했고 그 외에도 여러 뮤지컬에서 공연을 하지 않았나. 사람들은 박상원씨가 뮤지컬계에 '나들이 했다'고들 하는데, 정작 본인은 방송활동과 무대에서의 연기 중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두는지.
박상원 : "비중이란 것은 따로 없다. MC도 무대위의 연극도 뮤지컬도 드라마도 영화도 오락프로그램도 제겐 모두 제 직업상의 동일선상 안에 있는 일들이다. 노력여하도 비중도 모두 같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것에 대해 기회가 오더라도 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고, 노력했고, 노력할 것이다."

a 엄기준씨

엄기준씨 ⓒ 유영수

- 간략하게 자기소개를 한다면.
엄기준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헤드윅> <사비타> 등에 출연한 뮤지컬 전문배우 엄기준이라고 한다."


- 이번에 서울종합예술원 연기뮤지컬과에 새내기로 입학하신 걸로 아는데, 뒤늦게 공부에 열정을 보이는 이유는?
엄기준 : "예전에 공부를 하다 중퇴를 해서 아쉬웠다. 그때는 공부하는 것보다 실제로 무대에 서는 게 더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하고 그랬다. 그때의 선택이 후회되진 않지만, 정식으로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과 춤 면에서 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터라 공부 좀 하기로 한 것이다."

- 공연을 준비하고 무대에 오르다 보면 학업에 열중하기 쉽지는 않을 텐데.
엄기준 : "아무래도 학교에 양해를 구해야 할 듯싶다. 모든 수업에 다 들어가고 여타 학교생활에 참여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있을 것 같다. 학교에서는 전공과 관련된 외부활동이 있으면 감안해 주시는 편이라 부탁할 예정이다."

- 평소 '지킬 앤 하이드'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들었다. 홈페이지에서도 지킬에 대한 열의가 흠씬 묻어나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엄기준 : "남자배우라면 모두들 탐내는 배역이 몇 가지 있다. 그중의 하나다.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탁월한 연기를 해내려면 나는 아직 좀 더 수양해야하지 않을까싶다. 내게 기회가 온다 해도 내가 후회하지 않을 만큼 준비되었을 때 도전해봐야 할 평생과제라고 생각한다."

- 사람들은 대부분 이중성을 지니고 살기 마련 아닌가. 엄기준씨가 가진 이중적인 성격 중 가장 극단적인 부분이 있다면.
엄기준 : "글쎄요. 깔끔 떠는 거 아닐까 모르겠다. 집에서는 굉장히 청소도 잘하고 목욕도 잘하고 (하하) 깔끔을 떠는데, 사실 나와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특히 공연 후 분장지울 때 집에서 같으면 깨끗하게 씻고 나올 텐데, 후다닥 대강 씻고 얼른 분장실을 빠져나오는 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깔끔한 남자다."

- 요즘 뮤지컬의 홍수라 할 만큼 수입대작과 토종뮤지컬이 많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팬들의 공연에 대한 열기 또한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엄기준 : "다작이 올려지고 있지만 작품수에 비해 공연 관람수요가 적은 게 사실이다. 좋은 작품이 모두 성공할 수 있도록 뮤지컬관객, 공연관객이 많아져서 공연시장이 좀 더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이선스에 버금가는 우리나라 창작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도 좋은 창작뮤지컬 무대에 서서 박수 받고 싶다. 하지만 공연시장의 현재 여건상 창작뮤지컬이 설 자리가 없다. 뮤지컬관객이 많아서 이것저것 많이들 보시고 뮤지컬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저변이 탄탄해지고 확대되어, 창작뮤지컬들도 우뚝 서게 될 그날을 기대해 본다."

- 뮤지컬 동호회의 역할이 수동적인 데서 벗어나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미치는 추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네티즌들의 입김에 의해 TV 드라마의 줄거리가 바뀌는 등의 부작용도 종종 있었지 않은가.
엄기준 : "사실 뮤지컬 팬들 중에는 평론가를 해도 될만한 공연을 많이 보고 생각도 많은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공연 관람객들의 트렌드나 선호에 맞추어 작품이 제작되는 경우는 있지만, 이미 작품이 기획되고 기획자들의 방향이 정해진 상태에서 팬들이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는 경우는 부작용이라고 봐야한다. 작품 외적인 마케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그런 분들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하여 받아들여야 한다고 본다. <헤드윅> 때도 자주 오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여러 번 보면 한번 무료관람 혹은 할인을 해주는 그런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기획사에서 '1 for 10'쿠폰을 만들었다. 고객에 대한 보답으로 이 정도 의견은 많이 수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 <벽을 뚫는 남자>는 대사 없이 시종일관 노래로만 이뤄지는데, 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엄기준 : "너무 많다. 이젠 다 외워서 공연을 하고 있지만 오페라보다 더 많은 곡수를 가지고 있을 정도다. 처음엔 겁을 먹었지만 스토리는 물론 음악적으로도 정말 훌륭한 작품이기에 출연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
- 요즘 공연하는 뮤지컬 작품들이 많은데 그 경쟁을 뚫고 흥행에 성공할 자신은 있나?
엄기준 : "성공이라기보다 많은 분들이 '참 좋은 작품이다'라고 평가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 엄기준씨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엄기준 : "늘 변함없는 사랑을 주고 출연하는 공연마다 관심 가져줘서 감사하다. 힘내어 더더욱 열심히 하는 엄기준이 되겠다. 이번 공연은 정말 좋으니 많이 사랑해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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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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