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매화 만나러 가는길

[꽃피는 봄이 오면3] 칠곡 송광매원

등록 2006.03.21 10:59수정 2006.03.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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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송광매원을 향기로 채우는 토종매화

송광매원을 향기로 채우는 토종매화 ⓒ 김정수

a 매화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관광객

매화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는 관광객 ⓒ 김정수

봄은 언제나 꽃대궐을 이루며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섬진강 청매실농원에 핀 매화가 지고 나면, 낙동강엔 매화향이 진동한다. 낙동강변 경북 칠곡군 기산면 평복리 3만5천평의 대지에 자리한 송광매원이 바로 그 진원지다.

낙동강변 옆으로 농장이 그림처럼 이어져 있다. 청매실농원이 산자락에 자리해 경사진 언덕을 이루고 있는 반면 이곳은 평탄하게 정리된 평지이다. 그러다보니 노약자를 동반한 여행도 한결 수월하다.


유아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도 별 부담 없이 농장을 둘러보며 봄의 향기 속으로 빠져들 수 있어 아기나 어린이와 떠나는 가족여행이 부담 없다. 1999년에 조성된 농장에는 약 1만여 주의 매실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은 영남대학교 경제사학 교수인 권병탁 박사가 송광사에서 가져온 500년 묵은 고매에서 나온 씨앗을 심어 매화나무를 키우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송광사의 이름을 따와 송광매원(구 송광설중매원)이라 한다. 그 때문인지 매화향기 속에 남도의 냄새도 함께 배어있다.

a 송광매원 꽃향기에 취한 관광객

송광매원 꽃향기에 취한 관광객 ⓒ 김정수

a 송광매원 매화꽃길을 걷는 관광객

송광매원 매화꽃길을 걷는 관광객 ⓒ 김정수

a 송광매원 매화와 뒤로 보이는 낙동강

송광매원 매화와 뒤로 보이는 낙동강 ⓒ 김정수

이곳에서 만나는 매화는 4군자의 하나로 선비의 기품이 서려있는 순수 토종이라 더 반갑다. 매화는 보통 3월 중순에서 말경에 만개해 절정을 이룬다. 아직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한결 여유롭게 꽃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낙동강을 뒤로 하고 홍매와 백매가 골고루 섞여 있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100% 토종 매실이라 짙고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봄바람을 타고 흘러드는 꽃향기에 취해 낙동강변과 꽃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무엇보다 많은 인파와 차량들에 시달리지 않고 여유 있게 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농원내에 자리한 휴게실에서는 전시회도 열리며 차 한 잔 나눌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아직은 이렇다할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오랜 시간 머물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이런 부분들은 왜관읍내에서 미리 식사를 하고 들어가거나, 도시락을 챙겨가서 해결하면 된다.

a 송광매원 뒤로 흐르는 낙동강(왜관교에서 바라본 모습)

송광매원 뒤로 흐르는 낙동강(왜관교에서 바라본 모습) ⓒ 김정수

a 영화 <신부수업>촬영지 낙산성당 전경

영화 <신부수업>촬영지 낙산성당 전경 ⓒ 김정수

겨울철에는 매화나무 사이에 호밀을 심어서 녹색의 싱그러움을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겨울철새 및 텃새도래지도 조성되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매화꽃이 지고나면 매실이 자라기 시작해 6월경이면 수확에 들어간다. 이곳 매실은 서울의 유명백화점과 할인점에도 입점해 판매가 이루어진다.


농장 옆에는 300여 평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이중 200평 정도가 매실가공공장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으로 생산된 매실을 원료로 엑기스차와 농축액을 비롯해서 고추장, 장아찌, 간장, 회초장, 단초 등 10여 종의 제품을 생산 중에 있다. 2002년에는 토종매실 고추장이 '전통식품 베스트5'에 이름을 올려놓으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그런가하면 서명선 대표는 농림부로부터 한국 농업 신지식인(144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송광매원의 매실은 국내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될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주문이 이어지는 추세이다. 송광매원은 대구팔공산의 파계사 입구에 제2농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전통 산업박물관으로 지정된 송광매 기념관도 만날 수 있다.(문의 : 054-973-9400. 홈페이지 http://www.skmaesil.co.kr)


주변관광지

영화 <신부수업>촬영지 낙산성당. 낙산성당은 칠곡군 왜관읍 낙산리의 낙동강변 옆에 자리한 성당이다. 낙동강가의 선착장 가까이 성당을 건립하여 수로를 통해 내륙으로 천주교를 전도하겠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초기 천주교회사에서 중요한 성당이다. 2003년 4월에 본당과 구 사제관이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48호로 지정되었다.

낙산성당은 문화재로 지정된 지 얼마 안 되어 경북에서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으나, 영화 <신부수업>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주목받는 관광지가 되었다. 낙산성당은 1894년 초대주임으로 부임한 까밀로 빠이야스(하경조) 신부가 5칸 규모의 기와집 한 채를 매입해 본당을 사용한 것이 시초가 된다.

이후 신자가 증가하면서 본당이 비좁아져 1923년에 투르뇌(여빅돌) 신부가 신축공사를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간이 고딕식 본당과 사제관, 식당이 건축되어 1924년 9월 축성식을 갖게 된다.

본당은 빨간 벽돌로 만들어진 벽에 짙은 회색천장이라 고풍스런 이미지를 풍긴다. 정면 중앙부에 종탑을 둔 형태로 그 위의 꼭대기에 십자가가 매달려 있다. 종탑 안쪽의 두 짝 여닫이 판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선다. 출입문 양 옆으로 기다랗게 유리창이 붙어있어 우아함을 더했다.

구 사제관은 현재 유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공의회 이전까지 성당 제대 위에서 사용하던 십자가와 감실, 중앙 제대 양 옆에 세워져 있던 성모성심 제대와 예수성심 제대의 감실, 촛대, 1960년대에 신자 교육용으로 사용되었던 독일식 환등기 등이 보존되어 있다. 6.25전쟁 당시 치열했던 낙동강전투가 벌어졌던 곳이었는데도, 야전병원으로 사용된 덕분에 소중한 유물들이 잘 보존되어 그 가치를 빛내고 있다.

문의 : 054-976-1102. 홈페이지 http://naksan.tgcatholic.or.kr

여행 정보

맛있는 집
장국진국명국설렁탕. 구 왜관철교 근처의 왜관읍 석전리에 자리한 식당으로 24시간 손님을 맞이한다. 설렁탕과 뼈다귀해장국이 입맛을 당긴다. 도가니탕, 선지해장국, 감자탕 등을 맛볼 수 있다.

교통정보
-자가 이용 : 경부고속도로 왜관IC를 빠져나와 왜관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매원사거리에서 성주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제2왜관교를 건넌 후 교차로에서 우회전한다. 1분정도 달리면 주유소 앞에 이정표가 보이는데, 우회전하면 송광설중매원이다. 직진해서 3분을 가면 왜관철교가 보인다.

- 대중교통 : 왜관터미널에서 성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약동초등학교 앞에 내려서 걸어가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2004년 3월에 촬영한 것입니다. 
시민의 신문, 시골아이, 유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덧붙이는 글 사진은 2004년 3월에 촬영한 것입니다. 
시민의 신문, 시골아이, 유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이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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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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