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정쩡한 한나라당 "청문회까지 당적 정리 요구할 것"

[한명숙 총리 후보자 지명] 민주 "환영" - 민노 "검증하겠다"

등록 2006.03.24 15:49수정 2006.03.26 16:57
0
원고료로 응원
노무현 대통령이 한명숙 열린우리당 의원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한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할 지 여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새총리 내정자에게 우선 축하하고 싶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한나라당으로서는 당적 정리 약속 없이 지명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면서 "청문회 일정 시한까지 당적정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에 앞서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당적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지방정부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리가 설사 관권 선거를 지시한다고 하더라도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당적 포기가 총리 인준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고 논평했다. 또 "한 지명자 본인이 당적포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소속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당적부터 정리하고 문제제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인사청문회 참석여부에 대한 질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다시 기자실 연단에 오른 이 대변인은 "조금 전 이재오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받았다"면서 "청문회 일정까지 계속해서 당적 요구를 할 것인데, 당적 정리해서 모처럼 여야가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이 대변인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답했다.

'청문회를 거부할 경우 여성에 대한 비토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여성총리가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바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각은 비약"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변인의 '어정쩡한 모습'은 이전까지 한나라당이 보인 강경한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회의에서 "총리 지명에서 '당적배제·정치적 중립'이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노 대통령과의 싸움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방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당적을 유지한 채) 한 의원이 총리로 지명되면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겠다"고도 했다.

한 지명자는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총리'라는 명분에,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한 강금실 장관과의 시너지효과 창출 가능성, 여성정치인의 대표격이었던 박근혜 대표에 대한 상쇄효과 등에서 한나라당에게는 쉽지 않은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 "환영".... 민노 "사회양극화 해소 적임자인지 검증하겠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은 "여성 총리가 지명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국정수행능력이나 자질, 도덕성 문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로 지명됐으나 국회인준을 받지 못했던 장상 민주당 선대위원장도 한 지명자에 대해 "축하한다"며 "여성의 정치력과 지도력이 인정받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용진 민주노동당은 대변인은"인사청문회를 통해 사회양극화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를 수행하는데 적임자인지를 철저히 검증토록 준비할 것"이라며 "입으로는 사회양극화 해소를 주장하지만 행동으로는 사회양극화 심화정책을 전방위적으로 펼쳐나가는 현 정권의 한계를 한 내정자가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