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당시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식대.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달 전 '과거'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다. 그 때 그 사건을 다시금 들춰내는 것은 정당의 대표와 언론사의 편집국이 참석하는 대규모의 상견례 자리에서 쓰이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이날 비용은 한나라당에서 부담했고, 최연희 당시 사무총장이 결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계진 대변인은 말했다.
한나라당은 <동아> 뿐만 아니라 이미 유력 일간지 세 곳과 상견례 회동을 가졌고, 방송사들과도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간지와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가졌지만 2차 술자리를 이어가지는 않았고, 가장 최근 상견례를 한 방송사는 여의도 모 횟집에서 식사를 한 뒤 2차를 갔지만 방송사 쪽에서 비용을 부담했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도 예외는 아니다. 규모와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언론사와의 상견례 혹은 술자리를 갖는다.
2005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작년 한해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식대 총액은 1억3천만원이었고, 한나라당은 2억3천만원으로 좀더 많았다. 당에선 대표와 사무총장에게 활동비로 법인카드를 제공한다.
이 중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지출된 게 얼마인지는 추산이 불가능하다. 회계장부에 누구와 먹었는지는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당직자들은 최소 1/3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
이 역시 전부는 아니다.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사비'로 쓰는 경우도 상당하다. 가령 한나라당의 경우 사무총장을 지낸 한 의원은 개인 비용으로 매달 1천만원 이상은 썼다고 귀띔했다. 김무성 전 사무총장은 한달 500만원씩 지원되는 활동비도 마다했다. 당 형편을 고려해서다.
사비를 동원해야 하는 건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매달 7천만원 가량 적자인 중앙당 재정 형편에 손을 내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린우리당은 각 의원들에게 매달 당비 50만원씩을 의무적으로 납부토록 하고 있다.
사실 기자들과의 접대관행에서 거대 양당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 열린우리당 당직자의 "우리가 그 M한정식집에 갔으면 절반으로 확 줄었을 거다, 우리는 '소폭(소주+맥주)'이니까"라는 우스개소리에서 별다른 인식차가 없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최연희 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여론은 '정언유착'의 가능성을 꼬집었지만 정치권은 '관행'이라는 인식이다.
열린우리당 한 전직 대변인은 "사고(성추행)가 나서 그렇지 늘상 있어온 회식 자리 아닌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나라당 한 전직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정보보고 올리는 걸로 어떻게 다 아나, 편집국장도 한번씩 취재원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는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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