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을 때까지 주차장 쓰지 말라고?

한 장 사진 위해 경찰서 주차장이 그렇게 텅 비었나 보다

등록 2006.04.05 21:35수정 2006.04.0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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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방경찰청장과의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비어놓은 화순경찰서 주차장.
전남지방경찰청장과의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비어놓은 화순경찰서 주차장.박미경
화순경찰서가 전남지방경찰청장과의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민원인들에게 불편을 끼쳐 비난을 받고 있다.

사건은 다음과 같다. 지난 3일 오전 11시 화순경찰서에 홍영기 전남지방경찰청장이 방문했다. 화순경찰서는 경찰청장의 방문에 대비해 이날 아침부터 경찰서 내 주차장에 민원인 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직원들에게는 청장 방문 하루 전날,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 못하도록 미리 공지했다. 청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화순경찰서를 떠나기까지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들도 텅 비어있는 경찰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할 수 없었다.

화순경찰서 본관 앞 주차장에는 항상 이정도의 차들이 주차돼 있다.
화순경찰서 본관 앞 주차장에는 항상 이정도의 차들이 주차돼 있다.박미경
화순경찰서 모 직원은 "전날 직원들은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업무상 차가 필요해 경찰서 인근에 차를 주차해 놨다"며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냐"고 말했다.

경찰서를 찾은 민원인들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 경찰서 출입문에서 민원인 차량을 통제해 민원인들이 차를 가지고 경찰서내로 들어올 수 없었으며, 그나마 경찰서내로 들어온 차량들도 텅 빈 주차장을 두고 본청건물 뒤편 빈 자리를 찾아 헤매야 했다.

이날 청장이 방문한 자리에 초대받은 화순의 모 인사는 "경찰서 내에 들어설 때 본청 앞에 차를 주차하지 못하게 해 대단한 행사가 열리는 줄 알았는데 고작 기념사진 한 장 찍자고 주차장을 비워놨다니 어이가 없다"며 불평했다.

이날 어쩌다 한번 있는 상관의 방문을 기념한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민원인 등에게 불편을 끼친 화순경찰서의 이 같은 행위는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치안서비스를 펼치겠다'는 화순경찰서의 의지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한편 화순경찰서 관계자는 "당일 직원들이 홍영기 청장이 차에서 내릴때 영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날 홍 청장과의 기념촬영이 예정돼 있어 사진을 찍을 공간확보를 위해 본관 앞에 차량을 주차시키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날 직원들과 민간인 참석자 등 100여명의 인원이 홍 청장과 기념촬영을 하게 돼 있어 그정도의 공간이 필요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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