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 영화 포스터www.davincicode2006.co.kr
영화 <다빈치 코드>가 한국 배급사인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에 의해 최근에 수입되어 상영을 앞둔 상황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이에 대해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한기총의 주장은 "<다빈치 코드>가 신성을 모독해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기독교에 대해 그릇된 선입견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 작가 댄 브라운에 의해 소개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과 이목을 끌었던 소설 <다빈치 코드>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처럼 죽었는데 교회가 이를 숨겼다"는 내용이 문제되고 있다.
교회사를 볼 때, 반기독교적인 '불온서적'은 빛과 그림자처럼 언제나 기독교와 함께 공존했으니 기독교에 버금가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다빈치 코드>는 이제껏 지하방에 머물러야 할 '음란함'이 양지에 나와 베스트셀러로 다수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점, 그리고 대중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영화라는 매체로 번역되어 다수의 입에 회자될 수 있다는 점에 한기총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의 힘을 우습게 아는 한기총의 신앙고백
한기총은 특히 "비판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이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는 요즘의 청소년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음에 대한 한기총의 선언으로 이해된다.
2000년이 넘게 지구촌에 영향을 끼치고 현재까지 세계사의 기득권을 과시해 온 기독교가 한 편의 소설과 영화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리라는 우려는 혹시 그들의 신앙고백은 아닐까?
이 지점에서 예비 관람자인 나는 "한기총이 기독교를 우습게 안다"는 아찔한 해석까지 하게 된다. 언론을 통해 상영금지 처분을 신청하러 나타난 그들의 모습이 왜 그리 무기력해 보이는지 연민이 느껴질 정도다.
무엇보다도 한기총의 이번 결정은 신앙 이전의 단계에 전제되어야 할 것들에 대한 결핍을 드러내는데, '내 종교가 중요한 만큼 내 종교에 대한 다른 시선과 입장도 공존할 수 있음'을 수용하는 관용의 정신과 함께 종교와 예술을 구분하는 분별력이 그것이다.
물론 <다빈치 코드>의 내용과 주장은 종교의 정통성이란 점에서는 민감한 사안이겠지만, 설령 예수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을 한들 혹은 십자가형으로 세상을 떠나지 않고 평범하게 임종을 맞이한들 내 마음 속의 예수 그리스도는 변함이 없다.
왜냐하면 예수가 독신이어서 혹은 십자가형으로 임종을 맞은 것이 필자가 예수 그리스도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