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계동-박형준, 경기 이어 서울 선거판도 바꿨다

'오세훈 출마'의 주역... '중도개혁세력 중심론' 힘 받나

등록 2006.04.09 16:02수정 2006.04.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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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세훈 전 의원은 9일 오전 11시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전 의원은 9일 오전 11시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계동-박형준' 조가 또 한 건을 터뜨렸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과 박형준 의원은 지난 1월 경기도 지사 경선과 관련해 여론조사 1·2위를 다투던 김문수 의원과 남경필 의원의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킨 데 이어, 오세훈 전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출마도 이끌어냈다.

a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계동 의원은 본인이 서울시장 후보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이면서도 '후보영입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서 '이해할 수 없는 행보'라는 당내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이를 놓고 "여론조사 결과가 신통치 않자 사퇴명분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고, 그의 참모들은 지역에 선거운동을 내려가서도 "영입 얘기하면서 자기를 후보로 뽑아달라는 것이냐"는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또 "박계동 의원이 무슨 대표성으로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박계동 의원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영입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지난 4일에는 "영입이 성사단계에 와 있다"며 "지도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후보영입이 성사되면 경선에서 물러나 영입 후보의 경선을 돕겠다"고 했다.

이 기자회견 직후 언론의 관심이 오 전 의원에게 집중됐고, 한나라당내 소장파 그룹인 수요모임(새정치수요모임) 대표인 박형준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형준 의원은 사전에 박계동 의원과 수 차례 논의를 했으며, 방송출연을 통해 "서울시장 선거결과가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 것" "오 전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등의 발언으로 분위기를 달궈왔다.


그는 이미 지난해 8~9월 원희룡·남경필 의원 등과 함께 오 전 의원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이끌어내기 위해 적극 나섰으나, 오 전 의원이 마지막에 출마를 포기해 무산된 바 있다.

사적으로는 오 전 의원의 고등학교 1년 선배이기도 한 박형준 의원은 지난 6일과 7일 연이어 남경필 의원, 정병국 당 홍보기획본부장, 김명주·이성권·진수희 의원 등과 함께 오 전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결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17대 불출마가 희생이라면 이번에도 희생해야 하는 것 아니냐, 좌고우면하지 말고 서야 한다"고 압박해 결국 오 전 의원의 결심을 얻어냈다.


오 전 의원이 한나라당의 후보가 되고,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최소한 강금실 바람 확산을 제어하는 효과를 냈다는 점은 인정받는 분위기다.

'중도개혁세력으로 중원잡기', 지방선거가 시발점

a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박계동·박형준 의원과 남경필 의원 등은 '중도개혁세력 중심론'에 뜻을 같이 해왔다. "2007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중심이 영남보수세력으로부터 중도개혁세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은 "7월 예정인 당 대표와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중도개혁세력이 당의 얼굴을 비롯한 실질적인 힘을 장악해야 하며, 이렇게 될 때만 열린우리당에 반대하는 여러 세력과 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그렇게 해야 지역적으로는 경기와 충청권, 계층적으로는 중간층 등 대선승리의 키를 쥐고 있는 '중원'을 장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에게는 그 시발점이 이번 지방선거인 셈이다.

박근혜 대표 쪽에서 '김문수-남경필 단일화'와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 등의 흐름을 "이명박 계보정치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는 시각으로 접근하자, 박계동 의원은 "이명박이 아니라 중도개혁세력이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박계동 의원은 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동안 국민들과 시민들의 넓은 바다로 나가는 한 계기를 만든 것 같아 기쁘다"면서 "아직도 당내에 보수적인 시각이 많기 때문에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의 경선 일정 연기 요청에 대해서는 "지금 나선 사람이 있는데, 연기해 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면서 "최소한 대의원들을 접촉할 시간은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다음 행보에 대해 "약속대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 경선이 끝나고 난 뒤 후보들이 마음을 합치게 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쪽의 한 관계자는 "애초 오 전 의원을 포함해 복수로 접촉 중이었는데, 무경선 요구 등의 문제로 무산되면서 결국은 오 전 의원카드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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