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과 지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아이와 함께 읽는 책 1] 포토에세이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등록 2006.04.12 17:06수정 2006.04.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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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을 쓴 야마모토 토시하루는 12살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현장을 직접 목격, 이후 세계 70여 개국의 국제자원봉사단체에 소속되어 봉사활동을 해왔다. 저자는 의사이자 사진가로, 봉사활동 중에 200개가 넘는 나라를 돌며 아이들 사진을 찍어 불우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의 소중함과 함께, 어린 시절 경험 하나가 사람의 일생을 어떻게 바꾸는지, 진정한 봉사란 무엇인지 잘 말해주는 책으로, 세계인권봉사현장에서 활동하는 저자가 전쟁의 폐허 속에서 살아가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직접 만나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묻는 것에서 시작한다.


a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 넥서스주니어

오랜 전쟁으로 상처가 많은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물은 다음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였다. '가장 소중한 것'을 주제로 아이들이 그린 것은 '가족과 집', '농사에 꼭 필요한 소', '캄보디아의 역사와 유적' 등이었다. 어떤 아이들은 캄보디아의 상징인 '앙코르 와트'나 '부처님'과 '학교'를 그렸다. 그리고 어떤 아이들은 '인신매매와 매춘, 지뢰 없는 세상'을 그렸다.

"나는 전쟁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풋 싸한, 14세
"나는 지뢰를 모두 없애고 싶어요!"-혼 소피아, 12세
"난, 인신매매와 매춘이 싫어요!" -톰 소리야, 13세


'인신매매와 매춘, 그리고 지뢰 없는 세상'을 꿈꾸는 캄보디아의 아이들.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낯선 이야기들인데 이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캄보디아 아이들이 소중해하는 것이 제대로 이해될 것이다.

캄보디아에선 다섯살만 되면...

캄보디아에선 다섯 살만 되면 힘든 중노동이나 인신매매에 의해 매춘 등을 하기도 한다. 이도 저도 아닌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를 뒤져 생필품을 찾기도 하는데, 아이들이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이들은 다 자라기도 전에 몸과 마음이 병들고 전쟁이 남긴 지뢰에 다리를 잃는 것도 예사라고 한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아이들이 전쟁과 지뢰를, 인신매매와 매춘을 미워할 법도 하다.


캄보디아는 우리에게 영화 <킬링필드>로 잘 알려진 곳이다. 1975년 '크메르루주'는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사람이면 어른이건 아이건 할 것 없이 무조건 죽였다. 이 잔인하고 무차별한 학살은 당시 캄보디아 인구 1/4에 해당하는 200만 명에 이르렀다. 유엔은 인권범죄로 규정, 전쟁법정 설치를 요구했으나 캄보디아 정부는 국내법에 따른 재판을 주장하며 다른 입장을 취해 왔다.

또한 재판과 관련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않아 여전히 '크메르루주' 지도자와 주요 범죄자들에 대한 체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 아이들은 그 어떤 연령층보다 많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우리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응석부리며 살기란 힘든 일이다. 여전히 캄보디아는 전쟁의 상처와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곳곳에 지뢰가 터지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


캄보디아는 우리처럼 벼농사를 짓는데 농사지을 땅은 많지만 대부분 농지가 버려져서 수확량은 아시아에서 가장 적다. 크메르루주에 의해 많은 사람이 죽거나 나라를 떠나버려서 노동인구가 부족한 데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려고 해도 속수무책으로 터지는 지뢰에 다리를 잃거나 생명을 잃는 실정이다.

여러 단체에서 나서 지뢰를 없애려고 노력하지만 미군과 다른 군인들이 남긴 엄청난 지뢰는 끝도 없다. 오죽하면 의족을 만들어 주는 단체들이 속속 생길 정도일까.

분별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지뢰로 희생당하기 예사여서 의족을 하고 부목에 의지해 살아가는 아이들 또한 많은 곳이다. 책 속에서 만나는 의족을 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프다. 이제 갓 두 돌이 지났을까? 두 다리 모두 의족이면서도 천진스럽게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 아프다.

a "전쟁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전쟁이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 넥서스주니어

"번호표가 붙은 아이들은 전쟁에서 포로가 된 아이들입니다. 번호표가 없는 아이들은 군인이 된 아이들입니다. 번호표가 없는 아이들은 번호표가 붙은 아이를 죽여야 했습니다."

잔인하게 집단 학살을 한 크메르루주는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총을 들려 친구들을 쏘아 죽이게 하였다. 포토에세이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는 전쟁의 참혹함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아울러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봉사, 배려를 잘 말해주고 있다.

아이들의 미소에서 찾는 희망의 메시지

상처를 이기고 살아가는 캄보디아 아이들의 천진스런 미소를 통하여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것은 희망의 메시지다. 끔찍한 대학살과 기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순수한 표정에 눈이 시리고 그 아이들의 현실에 마음 아프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 쓰레기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붉은 맨드라미처럼 밝게 미소짓는 캄보디아 아이들.

저자 '야먀모토 토시하루'는 누구?

1965년 일본 미야기 현에서 태어났다. 의사이자 사진작가인 저자는 현재 국제봉사단체 70곳에서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12세 때 우연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권차별현장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저자는 인권 현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다양한 국가에서 국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불우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부여하는 책을 주로 썼다. 2003년 '세계 공통의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창설했다. '우주선 지구호(Earth the spaceship(ETS))'라는 단체를 이끌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아프리카로 간다> <세계에서 제일 목숨이 짧은 나라>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그녀가 당신에게> 등이 있는데 세계평화와 봉사, 인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김현자
저자는 특별한 동정이나 교훈을 이 책에서 굳이 말하지 않는다. 다만 캄보디아 현지를 찾아 그들이 고통받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지, 인간이 평화롭게 살려면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묻고 자신의 진정한 세계 평화의 소망을 묵묵히 사진에 담아 전할 뿐이다. 그러나 국제뉴스를 통하여 만났던 크메르루주의 잔인함과 캄보디아의 현실을 짧은 글을 통하여 생생하고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은 자칫 자신에게 소중한 것만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을 미처 보지 못하거나 무시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의 주장을 무시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오해하고 다투게 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싸움이 되기도 한다. 이때 무엇보다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마음으로 다가가 우선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과,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을 인정해주고 지켜주는 것이다.

나의 소중한 것들은 다른 사람의 소중한 것이 이해되고 지켜질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사실 나의 소중함이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을 수도 있을 것이며 누구나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 자신만 먼저 이해받으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개인의 싸움은 물론, 참혹한 결과와 재앙을 초래하는 국제분쟁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각자의 생각이나 이념이 다른 것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의 싸움 역시 작은 생각의 차이가 종종 그 원인이 되기 예사다. 싸우면서 크는 아이들이라지만 아이들에게 자신이 인정받으려면 다른 사람을 먼저 이해하고 인정하는 배려의 마음이 우선되어야 함을 알게 하자. 아울러 봉사정신의 소중함까지 알 수 있게 하자.

덧붙이는 글 |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원제 あなたの大切な物は何ですか,2005)

-야마모토 토시하루 사진과 글/강석기 옮김/ 넥서스주니어 2006. 2.25/1만원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책이 귀한 시골아이인 제게 한꺼번에 많은 책을 사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책 읽는 재미에 홀딱 빠졌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책읽기가 사랑받는 현장에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들의 책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애정이 그 뿌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많은 어머니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의 책읽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하더군요.

제가 가지게 된 가장 소중한 습관 책읽기.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제 책을 읽는 틈틈이 책 읽는 현장에서 많은 아이들과 어머니들께 사랑받고 있는 책을 찾아 읽어 소개하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1, 2학년,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 위주로)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장을 직접 찾거나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삼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원제 あなたの大切な物は何ですか,2005)

-야마모토 토시하루 사진과 글/강석기 옮김/ 넥서스주니어 2006. 2.25/1만원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책이 귀한 시골아이인 제게 한꺼번에 많은 책을 사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책 읽는 재미에 홀딱 빠졌고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책읽기가 사랑받는 현장에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모님들의 책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애정이 그 뿌리가 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많은 어머니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의 책읽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하더군요.

제가 가지게 된 가장 소중한 습관 책읽기.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제 책을 읽는 틈틈이 책 읽는 현장에서 많은 아이들과 어머니들께 사랑받고 있는 책을 찾아 읽어 소개하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1, 2학년,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책 위주로) 전문가는 아니지만 현장을 직접 찾거나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삼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야마모토 토시하루 지음, 강석기 옮김,
넥서스주니어,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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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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