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 하면 건강해진다고 생각하세요?

당연하다 믿고 있는 잘못된 건강상식이 당신을 위협한다!

등록 2006.04.12 10:16수정 2006.04.1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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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당

<건강상식 오류사전>은 제목 그대로 사전형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손으로 직접 페이지를 찾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하긴 하지만, 하이퍼텍스트 식으로 편집돼 있어 관련 내용으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잘못된 건강 상식(Lexikon der Fitness-Irrtümer)의 130여개 주제 가운데 우리 현실과 밀접한 69개의 소주제를 발췌, 번역한 이 책은 옮긴이의 말대로 단순한 건강 정보 책자가 아니라 고유의 색을 갖고 있는 한 권의 건강 교과서이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갑작스런 죽음을 막는다?, 독신자는 빨리 죽는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 골다공증이 예방된다?, 현명한 식사가 머리를 좋아지게 한다?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스트레칭이 부상 위험을 줄여준다?, 시합 전에 섹스를 하면 경기력이 저조해진다? 적게 먹어야 오래 산다?, 에어로빅은 건강 스포츠다? 조기 발견하면 유방암 사망 숫자를 줄일 수 있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좋다?


'오류사전'은 익숙해서 진실처럼 여겨지는 많은 상식들에 물음표를 던진다. 우리의 일상에 곰팡이처럼 피어있는 잘못된 상식에 물음표를 던지고 유쾌한 말투로 명명백백하게 오류를 잡아주는 이 책의 저자들이 하고 싶은 진지한 말들은 세 사람의 공동저자가 함께 쓴 한 줄의 서문 주제가 대신한다.

"무엇을 위한 건강인가."

이어 저자들은 말한다. "건강이란 자신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상태다. 다시 말해 병, 건강, 죽음 따위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다양한 삶의 과제에 몰두하도록 허락된 상태를 의미한다." 지나친 '건강 염려증'과 '웰빙 집착증'이 문제라는 이 책에서 제일 먼저 읽은 페이지는 88쪽과 92쪽 하단에 표기된 화살표를 쫓아 찾아간 253쪽이다.

심심풀이로 조깅을 나선 사람이 상쾌한 기분으로 코스를 뛰고 돌아와 샤워를 한다면, 긴장에서 벗어난 그의 명랑한 기분이 결코 전설적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 같은 도취 상태는 이미 격렬하게 자신의 몸을 혹사시킨 다음에야 찾아오기 때문이다. - 88쪽

스포츠를 즐기는 많은 이들에게 운동과 약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러나 이때 약물이란 도핑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넘쳐나는 술잔이나 자욱한 담배 연기를 뜻하지도 않는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약물 퇴치 운동가들이 이제껏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약물, 즉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약물이다. - 253쪽



지난 4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죽어도 좋아 - 운동중독' 편을 본 뒤에 이 책을 읽어서일 테지만 평소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 쪽에 더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이 책과 관련이 없는 여담이지만, 지난 주 < PD수첩 >을 통해 보도된 운동 중독자들의 상태는 정말 심각해 보였다.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각종 마라톤 대회는 물론 철인 3종 경기나 해남 땅 끝 마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622km를 일주일 동안 밤낮으로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까지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상태를 경험한 사람들이 소개됐는데, 그 중에는 관절염과 디스크 등 근육과 골격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심장질환이나 사망에 이르면서도 운동을 계속하는 못 말리는 운동 중독자들은 몸이 아파도 운동을 그만둘 수 없을 만큼 이미 심한 운동 중독 상태에 빠져 있었다.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강한 '베타 엔도르핀' 중독이 직업 선수가 아닌 평범한 아마추어들조차 운동에 미치게 만드는 원인임을 밝히는 실험을 통해 운동 중독의 위험성을 알게된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운동에 중독 될 만큼 우리 몸에 관심이 지대한 사람들은 건강과 웰빙에 관한 다양한 오류들을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터이니 말이다.

우리 집은 이 책을 화장실에 두기로 했다. 2~3페이지의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화장실에서 읽기에 적당한 분량이고, 화장실에 두면 온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신욕을 즐기는 건강에 관심 많은 아버지부터 의대에 다니지만 정작 자신의 건강에는 제대로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막내까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건강 상식 오류 사전 - 의사는 절대로 가르쳐주지 않는 당신의 건강과 웰빙에 관한 진실과 오해

우도 폴머 외 지음, 이혜원 옮김,
경당,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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