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그러나 여기서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귤나무의 뿌리가 탱자나무라는 것이다. 우리가 많이 먹는 귤의 특징 중에 하나는 바로 씨가 없다는 것이다. 씨가 없다면 어떻게 번식하겠는가? 감귤은 씨를 심지 않고 접을 붙여 번식하는데 접을 붙이려면 대목이 필요하다. 바로 그 대목이 탱자나무였던 것이다.
과거에는 물론 귤에 씨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먹기 좋은 쪽으로 개량을 하다 보니 씨 없는 감귤이 생겼고 씨가 없으니 가지로 번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감나무의 경우엔 대목으로 고욤나무를 쓰고 수박이나 참외의 대목으로는 호박을 이용한다. 대목이 되는 것의 특징은 뿌리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었을지 모르지만 귤의 원뿌리는 탱자였던 것이다. 그러니 귤은 탱자이고 탱자는 곧 귤이라 할 수 있다. 뿌리를 보지 않고 위만 본다면 당연히 귤은 귤 나무라고 할 수 있지만 뿌리만 본다면 그것은 탱자나무인 것이다. 안영이 그 말을 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은 좀 바뀌어야 할 듯하다. 어차피 귤이나 탱자가 한 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