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나는 알고 있어요. 내가 높이를 키우면 하늘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곳에 이르면 나는 있지만 그대는 없어요. 이 봄, 나는 또 다시 그대에게 갈 거예요. 알고 보면 내가 높이를 키운 건, 순전히 담장을 넘어 그대에게 가기 위한 것이었어요. 나는 폭포수처럼 쏟아지며 그대의 가슴으로 갈 거예요. 그러니 그대, 올봄에도 이 담장 아래로 찾아와 그대의 가슴을 활짝 열어놓아요.
이렇게 매년 그대의 가슴으로 가다보면 언젠가 그대의 땅에서 그대와 함께 살 수 있을 거예요. 그게 바로 나의 꿈이죠. 높이를 얻은 화려한 하나의 나보다 궁핍하고 낮은 사랑의 우리 둘이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니까요.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했다. 블로그-->김동원의 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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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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