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후보는 방패다. 무미건조하다. 편안하기만 할 뿐이다. TV토론 마니아들은 그런 토론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진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오세훈 전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첫째 우선 지지세력의 코아, 즉 동심원의 중심 문제다. 오세훈 후보는 동심원도 넓고 지지세력도 다양하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결집해있다. 하지만 중심이 약하다. 선거는 중심이 얼마나 활성화되어 있느냐, 중심이 얼마나 절박해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이를 마니아 그룹이라고도 한다.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에는 호남이 작용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는 노사모가 기능했다. 오세훈 후보는 홍준표 의원이 지적했듯, 무색무취하다. 그저 좋은 정도다. 사람이 편안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는 사람을 열광시킬 수 없다.
강금실 후보는 인터넷 파워에서 확인할 수 있듯, 열정적인 지지그룹이 있다. 강금실후보의 당선을 역사의 변화로 해석하는 적극적인 층들이 있다. 그런 차이가 무서운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는 이미지다. 강금실 후보는 '강단있다, 추진력있다, 똑똑하다'는 이미지가 주류를 이룬다. 상대적으로 부드럽지 않아 보이지만, 이 점은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하다. 강금실 후보의 추진력과 똑똑하다는 이미지는 여간해서 파괴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세훈 후보의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쉽게 꺾여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참신하고 도덕적이다'라는 이미지는 최근 탄핵찬성발언 등 그의 소신 혹은 소신의 변화 문제와 부딪히면서 검증에 직면할 것이다.
세번째는 성대결이다. 오세훈 후보는 여성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강금실 후보는 반대다. 물론 여성의 투표율이 높다. 그래서 오세훈 후보가 유리해보인다. 하지만 강금실 후보는 여성표 공략이 가능하다. "내 딸도 법무장관, 서울시장시킬 수 있다"는 꿈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후보는 역으로 남성표 공략의 명분이 약하다.
네번째는 문화·인터넷 선거의 가능성이다. 이미 언급한 대로 강금실 후보는 인터넷 파워를 갖고 있다. 게다가 문화계의 지지도 두텁다. 20~30대는 문화 선거, 인터넷 선거에 민감하다. 여기서 젊은 층의 투표율이 재고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반대로 오세훈 후보는 문화·인터넷 선거 동원력이 취약하다.
다섯번째는 강금실 후보의 능력이다. 법무장관을 지내면서 불법대선자금수사를 지휘해 선거혁명의 바탕을 이루어낸 강 후보와 선거법을 만들었지만 10명 이상의 조직을 운영해 본 적이 없는 오 후보와는 확실한 경험, 경륜, 능력 차이가 비교된다.
여섯번째는 TV토론과 정책공약이다. 강 후보의 TV토론은 인문학적이고 감성적이면서 '칼'을 갖고 있다. 반대로 오세훈 후보는 방패다. 무미건조하다. 편안하기만 할 뿐이다. TV토론 마니아들은 그런 토론을 기대하지 않는다.
일곱번째, 가장 중요한 것이다. 강금실 후보는 자신의 모든 것을 가지고 나왔다. 인생을 걸고 이 사회에 희망을 던지겠다는 결연한 자세를 갖고 있다. 모든 것을 건 사람에게 당할 자는 없다.
강금실이 '텄다'고? 세상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