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외달도(外達島)

목포의 눈물이 침전되어 외달도가 되었으니...

등록 2006.04.24 18:16수정 2006.04.24 18:2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외달도 가는 배. 2006년도 봄 촬영.

외달도 가는 배. 2006년도 봄 촬영. ⓒ 나천수

외달도(外達島)


글/나천수

눈물이 눈에서만 나오는가,
마음에서도 흐르리,

육신의 눈
마음의 눈
두개의 눈이 있는 것은
두 번 보고
두 번 울라는 뜻인가,

눈에서는 흘러 버리지만
마음은 그냥 거기에 맺혀 있어,

목포에는
닦아낼 수 없는 눈물
유달산 바위 수만큼
유달산 기슭을 치는 파도 수만큼
셀 수 없는 보석이 되어
흙속에, 바닷속에,
항구로 오가는 사람들 가슴속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으니


사람들은 목포만 오면
눈물 보석 없나 보물찾기를 한다.

외달도(外達島)는
목포의 보물이다.


수만 세월 해풍과 해류에
껍질 다 벗겨지고
알몸 드러내어
육지사람 보듬는데

외달도에 가서
눈물보석 하나 못 주우면
어찌 사랑을 논하랴.

목포의 눈물이 바다로 흘러
외달도에 오면
참았던 울음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갈매기도, 파도도, 사람도, 바람도
울음바다가 된다.

그 울음바다에 그물을 던져
오래 전에 육지 사람들이 오염시켜 내다버린
사랑이라는 단어를 건져내야 한다.

그물질이 안 되면,
해녀처럼 물속으로 들어가야 하느니.
건져 내보면 갯벌 뒤집어 쓴
해묵은 도자기 같은 거,

얼마나 외로울까
달동(達洞)네도 외로운데
달동네 보다 더 멀리 있다고,
외달도라 하였으니,

외달도에 가면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한다.
눈에서 나오는 눈물
손수건으로 닦으면 그만이지만

마음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마음으로 보듬어야 닦아질 것을......,
외달도가 껍질을 벗었으니
똑같이 벗고 보듬어야 해,


a 바다에 떠 있는 외달도의 꿈들. 2006년 봄 촬영.

바다에 떠 있는 외달도의 꿈들. 2006년 봄 촬영. ⓒ 나천수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독자를 위해 남도 꽃 소식을 알리는 자작시.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 독자를 위해 남도 꽃 소식을 알리는 자작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