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탈당... '울고 싶은' 민주당

이정일 의원 "지도부 총사퇴" 주장... 광주·전남에선 탈당 러시

등록 2006.04.26 11:06수정 2006.04.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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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파문으로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내우외환이 깊어지고 있다. 밖으로는 조재환 사무총장의 공천헌금 4억 수수혐의와 민주당의 명쾌하지 않은 해명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효석 의원에 이어 25일 이정일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현 지도부의 공천헌금 파문에 대한 대응에 불만을 토로하며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여기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완승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는 '마지막 보루' 광주전남지역에서 금권선거 의혹과 여론조사 및 전략 공천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집단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정일 의원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총사퇴해야"

a 25일 이정일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조속히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1인 지도체제를 비판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이정일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 글에서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조속히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며 1인 지도체제를 비판해 당내 논란이 예상된다. ⓒ 안현주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민주당이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25일 오전 민주당은 대표단회의를 열고 한화갑 대표와 장상 선대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당원들과 국민에게 머리숙여 마음으로부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특별당비 파동은 원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빚을 갚지 않았기 때문에 겪게 됐다"면서 '공천헌금'이 아님을 거듭 주장하며, 화살을 여당으로 돌렸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외부 시선은 물론 당내 인사들의 불만도 만만치않다.

지난 24일 만난 광주광역시당 한 관계자는 "죽겠다"는 말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왜 한나라당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어야하느냐"며 "깨끗이 인정할 것은 하고 사과해야지 되지도 않는 변명만 하니까 더 비난을 받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같은 불만의 소리는 당내 의원들 속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25일 이정일 의원은 한화갑 대표와 당 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1인 지도체제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일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무슨 면목이 있을 수 있으며 변명이 있을 수 있으며, 명분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며 "당 대표와 당직자 모두가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총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천헌금, 특별당비 등 관행적인 정치행태의 악순환이 1인 지도체제에서 나타나고 밀실과 야합과 구태로 떳떳하지 못한 정치자금은 당을 와해시키고 있다"며 "이 사태를 야기한 것은 당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어온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의 하나 일 뿐"이라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당의 존립을 위해 비상대책위를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며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석고대죄하고 백의종군 할 것"이라며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효석 의원은 24일 "'특별당비다' '누군가의 음모가 개입돼 있다'는 얘기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면서 "구구한 변명을 해서는 안되고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지도부의 강경 대응 전략에 제동을 걸었다.

후보자들, 당과 거리두기... 예비후보자 잇따른 탈당

a 지난 3월 17일 한화갑 대표는 광주 김대중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청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당원들과 '꼭지점 댄스'를 추기도 했다. 내우외환에 휩싸이고 있는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방선거에서도 춤을 출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 3월 17일 한화갑 대표는 광주 김대중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청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당원들과 '꼭지점 댄스'를 추기도 했다. 내우외환에 휩싸이고 있는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방선거에서도 춤을 출 수 있을지 관심이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 같은 당내외 상황에서 광주전남지역에서 예비후보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또 공천을 받은 당내 후보들은 중앙당과 '거리 두기'를 하려는 분위기다.

경선에서 탈락한 민주당 소속 전남도의원 6명∼7명이 민주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연대를 결성해 단체장 등에 도전할 예정이다. 25일 강상철 민주당 전남도의원(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은 탈당계를 제출하고 "여론조사 공천과정에서 흥정과 야합을 일삼는 반민주세력과 결별을 선언한다"며 나주시 광역의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대석 전남도의원도 이날 민주당을 탈당해 순천 광역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키로 했다. 서 의원은 "이미 탈당을 선언했거나 여론조사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한 4∼5명의 도의원과 함께 무소속 연대인 희망연대를 결성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 광주시당 조직국장을 지낸 김영칠 광주 서구 광역의원 예비후보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최영호 전 전남도의원·정완기 전 도의원 등 화순지역 예비후보자들은 공천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당의 조치가 없을 경우 탈당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24일 박연수 전 진도부군수·김점중 전남가축인공수정사협회장은 민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해서 각각 진도군수와 장흥군수 후보 공천을 받았다. 박필순 전남도의회 운영위원장도 민주당을 탈당해 26일 광양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광주에서는 북구청장 예비후보 장영태 전 시의원도 무소속 시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의 공천이 밀실에서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탈당을 결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급력이 강한 인사나 현역 기초단체장들의 탈당 움직임은 없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지지기반에 분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탈당 러시에 대해 일부에서는 "큰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좋을 것도 없고 파괴력있는 인사가 아니더라도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우려할 상황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광주지역 공천자측 한 관계자는 "민주당 색깔로 가서는 안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광주·전남지역에서 공천헌금 사건이 터질까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25일 민주당 소속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헌금 파문에 대해 "가슴이 메어지고 죽고 싶은 심정"이라며 사과하고 "27일로 예정돼 있던 광주지역 단체장과 의회 후보자 합동 필승전진대회는 시민들께 사죄하는 마음에서 취소하고 기자회견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우외환에 휩싸이고 민주당, '길거리 당사' 결심으로 이 난국을 극복해 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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