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기업이 무형문화재 양극화 줄일 수 있다

기업의 무형문화재 지원이 갖는 의미

등록 2006.04.27 18:14수정 2006.04.2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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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5일 한화국토개발(한화리조트)과 사단법인 남사당(중요무형문화재 제3호)의 지원협약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1기업 1문화재 지킴이 운동'은 한화리조트(지난 해 5월)를 시작으로 한국통신(KT)까지 1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삼성화재의 경복궁 정화활동을 비롯해 포스코건설의 국가지정 금속문화재 조사·분석·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파주 장단역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78호) 영구보존처리 등 주로 기업의 업무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문화유적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같은 기업의 문화재 지킴이 운동이 초기 자사와 관련된 주요 업무와 기술지원에서, 올 해 부터는 무형문화재의 전승 활동지원비 등의 실질적인 사업비의 지원 형태로 이루어져 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

기자가 이러한 점에 주목하는 이유는 현재 관계당국(문화재청)에서 지급되고 있는 인간문화재 전승활동 지원비(월 100만원)의 실효성과각 분야별 종목의 빈부격차를 비교해 보면 알 수있다.

예를 들어 궁궐 및 고건축을 복원하는 대목장의 경우 보수 공사 한 번에 수억원에서 수백억에 이르는 공사비가 책정된다. 당연히 해당 인간문화재는 그에 따른 부를 축적할 수밖에 없다.

예능(국악)계 또한 마찬가지다. 전국규모의 국악경연대회 입상자와 인간문화재에게 수업을 받으려고 몰려드는 제자들과 공연의뢰 등을 합하면 꽤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종목 개인과 단체들의 사정은 위와는 정반대이다. 매월 지급되는 100만원의 지원비와 공연 및 공예품 판매 수익으로는 생계비조차 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 하다는 것이다.

특히 남사당과 같은 단체의 경우 최근 <왕의 남자>로 인해 부쩍 외부 공연 의뢰가 많아 졌다고는 하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남사당 여섯 마당 1회 공연을 위해서는 보유자를 포함해서 이수자, 전수자까지 대략 50~60여명의 대규모 인원이 움직여야 한다.

1회 공연에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정도를 받는다 해도 이 돈을 60여명이 되는 공연자들이 나눠가지면 그야말로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남사당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그나마 요즘은 <왕의 남자> 특수(?)를 누리고 있어 한달에 4~5번의 공연이 잡히지만 대개의 경우 공연이 한달에 2~3번 정도라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남사당 유랑예인들의 생계가 어려운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런 시점에서 이번 한화리조트와 남사당의 지원협약으로 전승취약 종목의 활동과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바탕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열린 문화재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문화재청의 노력이 컸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정부(문화재청)와 기업 그리고 문화재 전승 취약 종목(단체, 개인)의 실효성 있는 활발한 전통문화 지킴이 운동의 전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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