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창업자' 15인의 장사 성공기

부업을 전업처럼 키워낸 <스타들의 특별한 창업 다이어리>

등록 2006.05.02 08:58수정 2006.05.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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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스타들의 특별한 창업 다이어리> 거름

<스타들의 특별한 창업 다이어리> 거름 ⓒ 거름

'연예인 창업자'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요즘, 부업이 전업만큼 커져버린 열다섯 사람의 창업 이야기를 모은 책이 나왔다. <스타들의 특별한 다이어리>는 얼굴도, 성공 스토리도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인기 연예인들의 장사비법과 창업과정이 간결하게 정리된 책이다.

이름은 하나인데 직업은 두 개인 이들은 이름 앞에는 스타, 뒤에는 '사장'이라는 별칭이 어색하지 않게 붙어 가히 '투잡스의 원조'라 부를만하다.


끼로 똘똘 뭉친 연예인들이 앞다퉈 장사에 뛰어드는 까닭이 뭘까. 인기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경제적인 성공을 감안하면 '스타급' 연예인들이 장사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때의 인기가 사라지고 나면 퇴물 취급을 받는 연예계의 분위기와 퇴직금도 없는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들이 왜 그렇게 치열하게 장사에 매진하는 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십 수 년째 여의도 한복판에서 대박 생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탤런트 김종결 사장, 임대료처럼 날아가는 돈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창업할 가게를 아예 사버린다는 김학래·임미숙 부부. <도전, 지구 탐험대>에 출연해 배운 이탈리아 피자의 한국 법인을 만든 개그맨 이원승, 치열한 레드오션 대신 오디오북이라는 블루오션을 찾아 떠난 가수 유열, 패션모델이라는 확실한 이미지를 살려 김치에도 패션을 입힌 홍진경, 자신의 일터인 여의도에 치킨집을 열고 인근 한강시민공원까지 배달을 했다는 '닭사마' 박명수까지 개성만큼이나 다양한 창업 스토리가 간결하게 정리돼 있다.

열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단행본에 담다보니 수박 겉핥기식이 돼버린 감이 없지 않지만, 장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업종의 성공적인 창업 과정을 소개한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울 것 없는 책이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실렸던 그리 길지 않은 창업 칼럼을 모은 이 책은 짧으면서도 할 말만 하는 주간지 기사의 미덕을 나름대로 잘 살리고 있다. 이미 기사를 읽어 취재수첩에서 잠자고 있을 세세한 뒷이야기를 기대한 독자들은 약간의 실망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특징적인 성공 노하우만 한눈에 읽어보고 싶은 바쁜 독자에게는 만족감을 줄 것이다.


스타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로 장사에 임한 탤런트 백준기, 커밍아웃으로 연예계 생활에 큰 타격을 입고 창업을 서둘렀던 홍석천, 3천5백만 원으로 시작한 소자본 창업의 모범답안 조은숙, 프랜차이즈 법인을 만들어 전국에서 돈을 버는 선우재덕까지. '사장님'이란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연예인들의 '투잡 스토리'는 단순히 스타 마케팅이겠거니 하는 오해를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얼굴이 명함이라 궤도에 어렵지 않게 안착했으려니 하겠지만, 책을 읽다보면 행간에 숨은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동대문 의류 상가에 가게를 냈던 탤런트가 '옷으로 대박쳤다'는 뉴스를 만들지 못한 채 지금은 다른 업종의 사장님이 돼 있다는 소식은, 그저 '관심종목'이라는 단순한 동기와 인기를 얻는 재능 하나만 믿고 덤볐다가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을 알게 한다.


물론 이 책은 성패가 분명한 연예계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길고 짧은 것은 가게 문을 닫아봐야 아는 사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굳이 실패한 지난 이야기까지 담아둘 필요는 없었겠다.

따라서 실패학이 아니라 성공학에 근거한 책이라는 점만 잊지 않고 읽는다면 인내와 끈기, 초심을 잃지 않는 낮은 자세로 연예계에서 확실하게 스타로 자리매김한 사람들의 두 번째 성공 이야기를 통해 창업에 관한 많은 보너스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타들의 특별한 창업 다이어리

최은성 지음,
거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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