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애니메이션 'OB시날코' 첫 공개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7월 30일까지 '15초의 예술전' 개최

등록 2006.05.05 18:29수정 2006.05.0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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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역사가 새로 쓰일 전망이다.

최근 한국 최초 애니메이션으로 확인된 < OB시날코 >
최근 한국 최초 애니메이션으로 확인된 < OB시날코 >애니메이션박물관
그동안 한국 최초의 애니메이션은 1956년 제작된 <럭키치약> 광고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애니메이션박물관 한승태 큐레이터가 최초 작품이 < OB시날코 >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해 8월에 제작된 <럭키치약>보다 < OB시날코 > 광고가 두 달 일찍 제작된 것.


이 같은 사실은 한 큐레이터가 <럭키치약> < OB시날코 > 광고를 제작한 문달부씨와 인터뷰하면서 밝혀냈다. 그는 지난 5월 2일 시작돼 오는 7월 30일까지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펼쳐지는 '제6회 기획전-15초의 예술'을 기획하면서 이 내용을 확인했다.

<진로소주>CF와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만든 신동헌 감독(좌)와 <OB시달코>를 만든 문달부 감독(우)
<진로소주>CF와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만든 신동헌 감독(좌)와 를 만든 문달부 감독(우)애니메이션박물관
한 큐레이터는 "문달부 선생과 이야기하다가 그 같은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초창기 애니메이션계의 대표 작가였던 정병권 감독을 통해 다시 한 번 < OB시날코 >가 최초 작품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 OB시날코 >는 1956년 RCA 한국지사의 HLKZ TV방송국이 방송한 음료 광고로 문달부가 만들었다. 서양화를 전공하고 '코주부' 김용환에게 펜화를 배운 문달부는 당시 방송국 미술담당이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7월 30일까지 CF애니메이션 기획전인 '15초의 예술전'을 진행한다.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7월 30일까지 CF애니메이션 기획전인 '15초의 예술전'을 진행한다.애니메이션박물관
이 CF는 6초 분량의 움직이는 그림으로 낙타가 음료수를 싣고 가다 오아시스를 만나면 '목마를 땐 OB시날코'라는 코멘트가 나온다. 촬영은 16mm 볼렉스 카메라로 마종원이, 나머지 과정을 문달부가 처리했다.

한편 CF애니메이션을 다룬 이번 '15초의 예술전'엔 초창기 한국 애니메이션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공개된다.


미원 CF
미원 CF애니메이션박물관
1950-1970년대 작품전의 이름은 '그때를 아십니까'. 문달부의 < OB시날코 > 스토리보드를 비롯, 이전까지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으로 평가받았던 <럭키치약> 원본 셀과 영상 80여점, 60년대 최고의 애니메이션 감독이었던 신동헌의 작품들, 엄도식의 <동화약품 활명수> 영상 등이 전시 및 상영된다.

1950년대 말은 극영화의 중흥기. 따라서 이 시기엔 극장용 광고가 인기였다. 지금도 의약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활명수> CF가 1959년 애니메이션 광고로 처음 등장했다. 배가 아픈 신사가 활명수를 먹고 낫는다는 코믹한 내용. 한방 소화드링크가 난립하던 당시 동화약품은 이 광고 하나로 시장을 석권한다.


홍길동이 등장한 애경 크린업 CF
홍길동이 등장한 애경 크린업 CF애니메이션박물관
신동헌 감독이 만든 <진로소주>(1960) 또한 코믹하다. 한 사람이 짚차를 타고 가다 연료가 떨어지자 진로소주를 붓고 간다는 내용이다. 1962년 만들어진 <진로-파라다이스> CF로 큰 인기를 모은 신동헌 감독은 이후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제작에 뛰어든다.

코믹한 이야기로 인기를 끌었던 <활명수> CF
코믹한 이야기로 인기를 끌었던 <활명수> CF애니메이션박물관
이번 전시회에선 홍길동이 CF에 처음 등장한 <미원> <애경-클린업> 광고도 첫 선을 보인다.

1980-2000년대 작품전의 이름은 '15초, 기적을 창조한다'. 삼성 <또 하나의 가족> 시리즈, <양지뜰 고추장> 등 CF영상 200점이 상영된다.

럭키치약 CF
럭키치약 CF애니메이션박물관
한승태 큐레이터는 이번 광고를 보면 "한국 현대사를 엿볼 수 있다"고 감상법을 공개했다. 전쟁의 상흔에서 못 벗어난 1960-1070년대엔 굶주림이 큰 사회 이슈. 그래서 살찌는 광고가 많다고 소개한다. 모델들의 체형도 비교적 덩치가 크다고.

그러나 요즘 광고들은 날씬함을 강조한다.

또한 국산품 성능이 형편없었던 시절 광고는 모두 외국회사와 합작했다는 사실을 무척 강조했다고 말한다.

한 큐레이터는 "그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상상하면서 CF를 보면 전시회가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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