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당첨자가 발표된 4일 오후 주택공사 견본주택 앞에 공고된 당첨자 명단에서 한 시민이 자신의 이름을 찾고 있다.오마이뉴스 안홍기
# 판교에 몸을 던지다
"아싸, 붙었어."
대학 입시 합격자 명단 발표 현장을 연상케 했다. 성남에 살고 있는 김경숙(40)씨는 4일 오후 2시, 대한주택공사의 모델하우스 앞 판교 중소형 당첨자 명단에서 남편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환호성을 질렀다.
당첨 사실을 알고 왔지만 막상 이름을 보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 오는데 어찌나 흥분이 되는지, 가슴이 막 뛰는 거예요."
김경숙씨 남편 노아무개(47)씨는 경기 성남 거주자로 40대 이상에 10년 무주택자다. 최우선 대상인 셈. 거기다 청약저축을 10년 넘게 불입했다. 그 금액만 해도 1340만원.
아파트 당첨은 남편 이름으로 됐지만, 실제 판교 당첨은 김경숙씨가 이뤄낸 작품이다. 그는 판교를 위해 몸을 던졌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판교 분양을 한다는 이야기를 3~4년 전쯤 듣고, 오직 판교만 생각했어요. 판교 보도가 나오면 다 보고, 분양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거기에 맞춰 적금과 계를 들었지요."
김씨는 성남에 있는 한 병원에서 청소를 하고 있고, 남편은 철재가구를 만드는 공장에 다니고 있다. 김경숙씨는 월세와 전세를 전전하며 남의 집 생활을 한지 17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제가 계속 '판교, 판교'하니까 남편이 당첨 안 되면 쓰러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까지 하더라고요. 그래도 꼭 될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러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편과 자신이 부지런히 일하지만 고1, 중2 아이들 교육시키고 살기에는 경제 상황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돈을 준비했냐"고 묻자 "필요한 돈의 1/3(1억 1000만원)를 마련했다"면서 "나머지 돈을 어떻게 만들지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우선 7년~8년은 전세를 놔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당장 전세도 2000~2500만원 정도로 줄이고요. 지하방으로 갈 각오까지 하고 있어요. 이제 두려울 게 없죠."
# 확장,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