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안내를 하는 셜리와 아르바이트 여학생들한나영
"저는 셜리예요. 회계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3학년인데 학교에서 시간당 7달러 50센트를 받고 이 일을 하고 있어요. 방학 때 계획이요? 여행을 갈 거예요."
주차 안내를 맡고 있는 아르바이트 학생 가운데 유난히 목소리가 큰 여학생이 있어서 취재 요청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 준다. 셜리는 이곳 주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미국에 와서 인상적으로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여학생들이 상당히 용감(?)하다는 것이다. 여성들도 아주 씩씩하다. 언젠가 학교 비품을 공급하는 대형 트럭의 운전사와 그 운전사를 돕는 조수가 모두 젊은 여성인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연약한 여성이라는 말은 이곳에선 안 통하는 것 같다.
이 날도 학교 경찰을 도와 주차 안내를 맡은 학생은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 같았으면 대학 구내에서 이런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속된 말로 '쪽 팔린다'고 하면서 말이다. 더구나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곳에서 이런 아르바이트를 할 여학생이 과연 몇이나 있을는지.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주차 단속 아르바이트 학생 중에는 여학생들이 많았다. 이들은 아주 늠름하게 일을 잘 한다. 학교에서 종종 만나는 이런 여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두 딸들에게 '건강한 노동'에 대해 잔소리 같은 충고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