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랭이논에서 농사지어 아이들 모두 교육시키고 지금도 먹고 살고 있으니 이 땅이 고맙다고 한다.조태용
모두 삿갓만한 작은 논이다. 땅이 작아 농사짓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먹고 사는데 큰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이 땅에서 농사지어 아이들 모두 교육시키고 지금도 먹고 살고 있으니 이 땅이 고맙다고 한다. 올해도 여전히 벼를 심고 키울 것이라 한다.
이 마을에는 현재 12가구다. 마을은 모두 노인들뿐이라 이 마을을 유지하고 있을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한때 25가구가 살았다는 이 마을은 초등학교도 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폐교되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마을에 신축 건물은 외지 사람들의 별장뿐이라고 한다.
농업의 위기는 마을의 위기
영암촌을 떠나면서 마을에 위기에 대해 생각해 봤다. 한국의 거의 모든 시골 마을은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마을은 일정한 땅을 근거로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공동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공유하는 터전이다. 영암촌엔 아이들이 없고, 청년이 없고, 중년이 없다. 단지 노년만이 존재한다. 마을의 문화는 이전되지 않고 단절되고 사라지고 있다.
콘크리트 다리 이전에 있었다던 밤나무 다리에 대한 추억을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여순 반란 사건 때 마을 회관에서 중 좌익이라는 이유로 '총살당한 아재 이야기'와 그날 밤 토지 초등학교로 마을 사람들을 모두 이주시키고, 마을 전체를 불태우던 날 밤, 타는 마을의 연기를 보고 울던 서럽던 이야기도 사라질 것이다.
농업의 위기는 마을의 위기다. 토지와 농업을 근거로 살던 많은 마을들이 농업의 붕괴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이 산간 마을의 일상도 언뜻 보면 세계화, WTO, 한미 FTA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한국의 농민 중 누가 이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농업의 미래가 어둡기에 마을엔 젊은 사람이 없는 것이고 젊은 사람이 없기에 학교는 폐교 되었고 집은 비어가는 것이다. 세계화의 물결이 이 산간 마을까지 텅 빈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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