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이후 60여년간 미군기지 담장으로 사용된 미군 헬기장 담장(현재 국립중앙박물관 담장으로 사용)을 허무는 행사가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을 100일 앞둔 20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서문 부근에서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는 기지 이전 규모를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미군기지 확장이전을 위해 평택 팽성읍 일대에 수용되고 있는 289만평 가운데 용산기지 대체부지는 38만명평에 불과하고, 2사단의 대체 부지는 220만평이며, 나머지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른 잔여 부대의 대체부지이다.
평수만 놓고 보더라도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의 핵심은 용산기지가 아니라 2사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사단은 의정부·동두천 등 경기 북부에 주둔하고 있는 전투부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용산기지 이전만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수도 서울 한복판에 있는 용산기지 이전의 상징성을 내세워 미군기지 이전사업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에 소요되는 비용을 대부분 떠안기로 한 것을 은폐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정확한 비용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지만, 평택 미군기지 확장이전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은 이 가운데 90% 가까이 부담할 예정이다.
정부의 주장에 따르면 용산기지 이전은 한국이 요청했고 2사단 이전은 미국이 요청했다. 그런데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지이전의 핵심은 2사단인데, 미국이 요구한 2사단 이전 사업의 비용도 용산기지 이전과 뒤섞이면서 사실상 한국이 대부분 부담하게 된 것이다.
정부도 정상회담에선 2사단 이전 연기하기로 했었다
앞서 인용한 한명숙 총리의 발언 가운데 용산기지 이전은 2003년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이라는 부분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 때 정상회담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사업의 핵심인 2사단 이전은 연기하기로 했었다.
2사단 이전 문제와 관련해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초 용산기지 조기 이전은 수용하되, 2사단 이전은 북핵 문제를 고려해 최대한 늦춘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용산기지와 함께 2사단도 함께 이전한다는 계획을 초기부터 갖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2003년 2월 13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주한미군은 한반도 방위를 보증하는 가운데 서울과 비무장지대(DMZ) 지역에서 상당수 병력을 이동시키고 해군과 공군력에 더욱 중점을 두는 쪽으로 검토할 것이며, 병력의 기동력 개선에 따라 일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전부터 미국 독자적으로 이러한 계획을 검토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