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는 성신여대역 부근에서 젊은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았다.오마이뉴스 권우성
오후 12시30분. 첫 현장 유세를 벌인 동대문 두산타워 앞 광장. 강 후보는 선거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던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두 팔을 번쩍 들어 몸을 움직였다. 내친 김에 자신의 이름 석자가 들어간 노래도 힘주어 따라 불렀다.
강 후보는 시민들과 직접 만나 악수를 나누며 연신 "사람들 만나는 게 재미있다", "정치의 출발은 현장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흥미로워했다. 숭인시장 안 분식집 앞을 지날 때는 "맛있겠다, 순대, 떡볶이 좋아하는데"라는 혼잣말도 나왔다. 종종 악수를 피하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을 마주치기도 했지만, "실물이 더 낫다"는 '팬'들의 호응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강 후보를 처음으로 근거리에서 본 시민들은 대부분 "맞다, 강금실" "TV에서는 새침해 보였는데, 직접 보니 소박한 사람인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현장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핸드폰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가 강 후보를 향하고 있었다.
특히 여대생들의 왕래가 많은 성신여대 앞에서 강 후보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지나가던 학생들은 악수를 자청하며 "강 후보 같은 성공한 커리어우먼이 너무 좋다" "큰 인물이 되고 싶다"고 환영했다. 강 후보를 사이에 둔 채 사진 촬영도 이어졌다.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카메라를 피하던 시민들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하지만 40~50대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냉랭했다. 한 선대본 관계자는 "후보에 대한 호기심도 보이지 않고 간다, 시민들의 마음이 너무 닫혀 있다, 신이 안난다"고 허탈해 했다. 강 후보가 악수를 하고 지나간 남성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누구를 찍어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우리 세대의 마음이 어디로 가는지는 알지 않느냐"는 푸념이 새어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만회하려는 듯 강 후보는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한 60대 노인이 강 후보에게 다가가 "법무부장관으로 한 일도 있고 검증도 받았으니 꼭 될 거다, 힘을 내라"라고 격려하자, 용기를 얻은 듯 강 후보는 "으쌰, 으쌰" 크게 기지개를 펴 보이더니 운동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으려 애썼다.
오후 6시30분. 강 후보를 맞이한 건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다. 정 의장은 광주와 대전, 인천 유세를 마치고 명동 지원유세를 나온 터. 후보보다 일찌감치 명동에 도착한 정 의장은 명동성당 근처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합니다"라고 외치며 홍보역을 자처했다. 강 후보에 앞서 단상에 오른 정 의장은 "이제 딸들의 시대가 왔다"며 "해방 이후 처음 여성 국무총리가 나왔다, 이제 여성 서울시장이 나올 때다"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정치인들 뭐했습니까"라며 "내가 쪽방촌 거리 노숙자 다 만나 봤는데 이들이 눈물로 호소하는 건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한 달 30만원이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되레 정치권을 향해 목청을 높였다.
성신여대 앞에서 인기 급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