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뫼 미술관> 담양 창평에 둥지 틀다

동네창고 고쳐 19일 개관... 담양군 작가들의 작품전시

등록 2006.05.20 12:08수정 2006.05.20 12:12
0
원고료로 응원
미술관 개관식 모습.
미술관 개관식 모습.고병하

마을회관에 모여 음식을 드시고 이야기꽃을 피우시는 동네 할머니들.
마을회관에 모여 음식을 드시고 이야기꽃을 피우시는 동네 할머니들.고병하
어릴 적 일요일이면 '새마을 노래'가 온 동네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우리는 빗자루를 들고 나가 동네 골목을 쓸고 풀을 베고 꽃을 심고 친구들과 놀았었다.

그 때 동네 회관과 창고를 울력으로 지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30여 년이 훌쩍 지났고, 창고는 항상 그 자리에 말없이 흉물스럽게 서있었다. 벽에는 항상 '반공 방첩'이 씌어 있는 채로 말이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 용수리 용운마을에 위치한 '달뫼 미술관'이 그 창고를 새로 고쳐서 5월19일 개관식을 했다.

화가부부인 전남대 신경호 교수님과 광주교대 정인수 교수님(필자의 은사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미술관은 2년여의 준비 끝에 어렵게 문을 연 것이다. 개관 기념전에는 담양군 출신이거나 담양군내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회화, 조소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개관식은 정찬용 NGO 담당대사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관장인 신경호 교수의 개관 배경 설명과 전시회 참여 작가들 그리고 개관식에 참석하신 내빈들을 소개하면서 무르익었다. 광주전남에서 활동중인 화가들과 교수·교사들 그리고, 동네 주민들이 축하를 해주었다. 마을에서 뜯어온 풀로 즉석 풀피리 연주를 해주신 분도 있었다.

창평면을 감싸고 있는 산울타리의 주봉인 월봉산을 한글로 풀이하여 <달뫼 미술관>이라 명명하였다. 그리고 대밭이 많은 동네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미술관 외관에 대나무를 그렸다.

용운마을 출신의 화가인 고영연, 고영을의 작품도 전시가 돼 의미가 컸다. 용운마을은 노인 분들만 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하지만 신 교수 부부가 이주하면서 외지인들, 특히 대학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휴일에는 활기가 넘쳐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신 교수 부부의 화실에 찾아왔다가 월봉산 밑에 있는 저수지와 담양 누정문화의 선두인 '상월정'을 둘러보고 내려오기도 한다.


미술관 개관을 축하하는 동네잔치가 회관에서 벌어졌다. 필자의 어머니를 비롯한 동네 어르신들은 신 교수 부부와 정찬용 대사와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친근함을 느끼는 듯 했다. 무엇보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라서 좋았다.

하루쯤 여유를 내어 광주호 부근의 가사문학권과 대덕 미암일기의 모현관, 창평의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용운마을의 <달뫼 미술관>과 상월정을 둘러보는 코스도 좋을 듯 하다.


<달뫼 미술관>
<달뫼 미술관>고병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