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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절정에 오른 서울시 양천구 지양산 주변에 아카시아 꿀을 채취하기 위해 전국의 벌통이 다 모인 듯하다. 풀만 무성하던 작은 무덤도 어느새 벌통으로 둘러싸여 있고 아카시아 나무 밑 산밭에도, 작은 텃밭 비닐하우스 앞에도 벌통이 늘어서 있다.
향기로운 아카시아 꽃과 벌통을 수선스러우리만치 들락거리는 꿀벌들의 소리에 온 동네가 시끌벅적할 정도다.
아카시아 꽃의 개화기는 약 열흘 정도다. 이번주에 아카시아 꿀 채취가 절정에 오르면, 다음주엔 아카시아 꽃을 따라 강화도 쪽으로 벌통을 이동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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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시아꽃이 피어있는 산밭에도 벌통이 자리잡고 있다.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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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무덤 주위에도 벌통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다.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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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와 닮은 3단 벌통으로 날아드는 꿀벌들.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벌들은 자기 집을 찾을 수 있다.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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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나무그늘에 놓인 벌꿀 채밀기. 꿀판을 다섯 장 정도 넣고 수동으로 손잡이를 돌리면 달콤한 꿀이 쏟아진다. ⓒ 권용숙
작은 텃밭 비닐하우스 앞에 있는 재래식 벌통 열 개 정도에서 꿀을 채취하고 있는 김씨는 꿀벌들이 모아놓은 꿀판을 거둬 현장에서 직접 꿀을 짜내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신기한 듯 이 모습을 구경도 하고 떨어지는 꿀을 손가락으로 찍어 맛보기도 한다.
무슨 맛이냐고 물어보는 짓궂은 질문에 "아카시아 꿀은 꿀맛"이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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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통 하나에 직사각형 벌집이 열 장 정도 들어 있다.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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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벌은 어디에 있을까?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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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찾으셨나요? 조금 길쭉한 벌이 바로 여왕벌입니다. 벌통 하나에 사는 꿀벌이 약 2만 마리며, 여왕벌은 딱 한 마리 뿐입니다.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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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꿀벌을 봉솔로 털어내니 가득 고인 꿀이 반짝입니다. ⓒ 권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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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카시아꿀. 은은한 빛깔과 고급스러운 맛으로 '벌꿀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금방 짜낸 아카시아 벌꿀은 정말 꿀맛이다. ⓒ 권용숙
꿀을 채취하는 곳 주변을 서성이며 손가락에 꿀을 찍어먹은 걸 잊은 채 벌통 있는 곳으로 갔다가, 내게로 날아드는 꿀벌을 영문도 모른 채 손사래를 쳐 쫒아내느라 혼이 난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난다. 여자는 누구나 공주병이 있다고 '벌들이 나를 꽃으로 보나'하고 잠시 착각했으니 어이가 없다.
가져온 꿀을 다 짜낸 듯 다시 벌통의 꿀판을 교체하는 아저씨를 따라가 벌통 안을 들여다봤다. 그곳엔 그동안 제일 보고 싶었던 여왕벌이 있었고 한 통에 이만 마리 정도 된다는 부지런한 꿀벌들의 꿀 모으기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부드러운 봉솔로 털어낸 꿀벌들은 다시 날아가 향기로운 아카시아 꿀을 따 여왕벌이 있는 벌통 안으로 윙윙거리며 돌아오고, 아저씨는 육각형 벌집에 가득 고인 꿀을 까만 망을 통해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하얀 아카시아 꽃잎은 하나씩 떨어지며 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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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숙
덧붙이는 글 | 2006년 5월 21일 서울 지양산 주변에서 촬영했습니다. 오늘 한 차례 비가 내려 아카시아 꽃이 이내 떨어질까 걱정입니다. 아저씨, 꿀 드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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