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산 보다 예쁜 서리산 붉은 철쭉

등록 2006.05.23 18:36수정 2006.05.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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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붉은 철쭉꽃

붉은 철쭉꽃 ⓒ 최명남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와 가평군 상면의 경계에 우뚝 서있는 서리산(해발 832m) 정상에서 서쪽방향으로 눈을 돌려보면 능선을 따라 자생하고 있는 철쭉꽃들의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그 모양이 한반도 지형을 닮았다하여 화제가 되기도 한 아름다운 산이다.

옛 기록에 의하면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서리산을 소외산으로 동국여지지에서는 상의산(相宜山), 조선지지 자료에는 상산(霜山)으로 불렸다. 소외나 상은 서리의 가차로 한자의 음만 빌려와 그 뜻을 살려 지금의 서리산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일요일(21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내외와 후배 등 총6명이 서리산 철쭉 구경에 나섰다. 출발한 시간은 오전6시30분, 겨울철이면 이 시간 집에서 단잠을 자고 있거나 부지런한 사람들은 식구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즐기고 있을 시간, 이렇게 일찍 서리산을 찾은 이유는 이번 주말이 철쭉꽃을 감상하는데 최적기라는 것과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리 산을 찾게 되면 주차문제 또한 심각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리산 입구에 도착하니 입장료가 무료라는 인터넷상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매표소에서는 요금을 징수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2대의 차량주차비를 포함해 총 1만2천원을 지불하고 제1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산 정상까지는 약 1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일행은 세면으로 포장된 임도를 따라 30분정도 거닐었을 무렵 남양주시 크낙새 산악회장과 우연히 마주쳤다. 그는 산학회장의 직함에 걸맞게 인사를 나눈 즉시 빠른 걸음으로 숲 속을 향해 총총이 사라졌다.

그와 헤어진 일행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길을 재촉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도 숲 속의 길로 들어섰다. 그런데 그곳에는 이름모를 각종 꽃들과 식물(나물)이 서식하고 있었고 동행한 여인네들은 이를 보고 감탄하며 이야기를 논하던 중 엉뚱하게도 산삼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랐다. 여인네들의 이야기인즉 이렇게 높고 깊은 산에는 분명 산삼이 자생할지 모른다는 것이 이야기의 골자다.

그렇게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르다보니 어느새 철쭉동산에 도착, 그곳에는 우리가 상상하던 이상의 아름다운 철쭉 풍경이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었다.

서울 전농 동에서 꽃구경을 왔다는 이00씨 일행(3명)은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애인과 함께 못 온 것을 후회하는 발언을 해 주위에 있던 우리 일행은 호탕하게 웃고 말았다.


사실 나는 이번 산행이 두 번째다. 지난5일 어린이날 이곳을 찾았을 때는 철쭉동산 주변 여기저기에 피어있는 진달래꽃이 만개하여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를 내품으며 나를 반겼고 이번산행에서는 진달래꽃은 사라지고 대신 철쭉꽃들이 활짝 웃으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이곳에는50년 이상 자생적으로 생성된 철쭉들이 등산로를 따라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보니 마치 터널을 지나치는 느낌을 주고 있다.


a 축령산정상에서

축령산정상에서 ⓒ 최명남

일행은 산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메뉴는 김밥과 계란말이 과일 막걸리 홍어무침 돌나물김치가 일행이 준비해간 음식의 전부다. 1시간이상 산행 후 먹는 식사라 그런지 그 무엇보다도 맛있는 성찬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정상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두릅나무를 발견하고 두릅을 채취하려 했지만 이미 누군가가 채취해간 뒤였다. 그래 아쉬움을 뒤로하고 축령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던 중 절 고개근처에서 평소 시청에서 자주 대하는 시 문화관광과장 내외와 자치지원과장 내외의 일행과 마주쳤다. 그들 또한 만개한 철쭉꽃을 보기위해 이곳에 왔으며 축령산을 거쳐 서리산으로 이동중이라는 것이다.

잠시 후 축령산 정상에 올라보니 그곳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도착해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하지만 날씨가 흐린 관계로 사진은 잘나올지 의문이다.

우리 일행도 이곳에 다녀갔다는 의미에서 축령산 푯말을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고 오던 길로 다시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올라 갈 때 와 하산 할 때의 등산로 길의 느낌은 전혀 딴판이었다. 아마도 내 느낌으로는 하산길이 더 힘든 것 같다.

정상에서 약 10분정도 내려오면 절 고개다. 그곳에는 각 방향의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다. 우리일행은 잔디광장 쪽으로 방향을 잡고 발걸음을 재촉하니 그곳에는 50년 이상 된 울창한 잣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그들이 내품는 잣나무향기가 일행 모두를 매료시키고 있다.

잣나무향이 얼마나 좋은지 이구동성으로 여기서 쉬었다 가자는 말에 개울가에 여장을 풀고 잠시휴식을 취하면서 남은 과일을 섭취했다. 이때 느낀 점은 왜 사람들이 그토록 산림욕에 관해 예찬론을 피력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산림욕에 취해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제1주차장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집을 향해 내려오는데 도로 옆 한쪽차선을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그 길이가 모르긴 몰라도 약 500m 정도는 족히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축령산 및 서리산을 찾은 사람은 4200명이며 이들이 타고 온 차량만도 450대나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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