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수배, 알팔파바구미를 잡아라

혹시 이런 벌레를 보면 신고하세요

등록 2006.05.24 22:08수정 2006.05.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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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처럼 신록이 짙어가는 시절, 들판을 지나가다 보면 보라색 꽃을 아름답게 피우고 있는 자운영을 보게 된다. 자운영은 흔히 녹비작물이라 하여 논에 심어 갈아엎으면 비료로서 가치가 있다. 그래서 요즈음 친환경농업이 확대되면서 자운영을 논에 재배하는 농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 자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다름 아닌 알팔파바구미의 발생이다. 알팔파는 식물 이름이다. 사료작물로 주로 쓰인다. 바구미는 해충이다. 쌀바구미, 팥바구미 등이 대표적인 것으로 곡식이나 식물체를 갉아 먹고 사는 해충이다. 따라서 알팔파바구미는 알팔파를 주로 갉아먹고 사는 해충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경남지역의 자운영 재배포장에서 알팔파바구미가 많이 발생돼서 자운영과 주변 콩과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관찰할 뿐만 아니라 발견되는 대로 방제를 철저히 할 필요가 생겨났다. 왜냐하면, 알팔파바구미는 외국에서 최근에 들어 온 해충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알팔파바구미는 원래 미국의 콜로라도, 오하이, 네브라스카 등에서 사료작물로 많이 이용되는 알팔파에서 주로 발생하는 유명한 해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제주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a 콩잎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알팔파바구미 성충

콩잎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알팔파바구미 성충 ⓒ 성종환

10여년이 지난 2005년 5월 3일에 경남 사천의 자운영 포장에서 처음으로 성충이 채집됐다. 육지에서는 처음 발견된 셈이다. 그리고, 2005년 6월에는 자운영 포장뿐만 아니라 주변의 콩 재배 지역에서도 성충 피해가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발견된 곳에서는 곧 바로 농약을 뿌려 방제하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3일 경남 하동군의 자운영 재배포장에서 처음으로 유충이 확인됐다. 그후 멀리 떨어진 경남 밀양과 경남 진주의 자운영 재배지에서도 유충이 확인됐다. 그러다 보니, 경남의 전 지역에서 알팔파바구미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남 등 자운영이 많이 재배되고 있는 여타 지역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충분한 정황이 있다. 그러나 아직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그래서 긴급 지명수배를 하는 것이다.


알팔파바구미는 활동하던 포장 인근의 숲에서 겨울을 지낸 성충이 봄에 자운영 포장으로 이동해 줄기에 알을 낳는다. 암컷 한 마리가 알을 낳는 능력은 총 500~2000개 정도이므로 증가 속도는 폭발적이다.

알은 노랑색에서 시간이 지나면 갈색으로 변하며, 7~14일의 알 기간을 거쳐 깨어난다. 알에서 갓 깨어난 유충은 연노랑색이고 머리는 검은색이며, 어린유충은 녹색이고 등면에 세로로 흰색의 줄이 하나 있다. 다자란 유충은 1cm 정도이다.


유충은 1~2령의 어릴 때는 주로 새순을 갉아 먹는다. 그러나 노숙유충인 3~4령이 되면 폭식을 한다. 자운영, 콩 등의 콩과작물의 잎과 꽃잎을 닥치는 대로 갉아 먹어 구멍을 내는 등 3~4주 동안 여러 마리가 무리를 지어서 피해를 주게 된다.

a 자운영의 꽃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알팔파바구미 유충

자운영의 꽃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알팔파바구미 유충 ⓒ 성종환


a 자운영 잎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알팔파바구미 유충

자운영 잎에 피해를 주고 있는 알팔파바구미 유충 ⓒ 성종환

유충은 자라나면서 자운영 포장의 밑바닥에서 부스러기 위에 실을 뿜어 고치를 만든다. 고치 속에서 10~14일간의 번데기 기간을 거친다. 번데기에서 탈바꿈을 한 성충은 길이 약 0.6cm 크기이다. 성충은 몇 주 동안 콩, 자운영 등을 갉아먹다가 여름이 되면 숲으로 이동해 겨울을 나게 된다.

겨울을 난 성충은 봄에 콩과작물인 자운영 재배지로 이동하여 맨 먼저 자운영에 피해를 준다. 그러다가 모내기를 위해 자운영을 갈아엎을 때가 되면 콩밭으로 옮겨가서 피해를 주게 된다. 알팔파바구미의 성충은 작물의 줄기와 떡잎은 주둥이로 갉아서 홈을 내고, 잎은 구멍을 크게 낸다. 특히 땅 위에 드러난 부위만을 갉아먹는 특징이 있다.

a 콩의 떡잎에 나타난 알팔파바구미의 피해

콩의 떡잎에 나타난 알팔파바구미의 피해 ⓒ 성종환

따라서 경남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자운영 재배포장이나 주변의 콩과작물 포장에서 알팔파바구미의 관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유충이나 성충이 발견되면 곧 바로 유기인계 계통의 나방 살충제로 방제하면 잡을 수 있다.

제대로 방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게 되면 알팔파바구미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여기 저기서 자운영이나 콩 등을 갉아먹게 될 것이다. 널리 퍼지기 전에 소탕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디에 숨어들었는지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긴급 수배를 제의하는 것이다. 지금이 알팔파바구미를 찾아낼 수 있는 적기이다.

덧붙이는 글 | <알팔파바구미 신고하는 곳 : 1544-8572 - 농촌진흥청 고객지원센터 >

덧붙이는 글 <알팔파바구미 신고하는 곳 : 1544-8572 - 농촌진흥청 고객지원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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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다양성을 인정 할 수 있는 연륜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믿고 싶습니다.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할 때 서로간에 존중과 협력이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세계의 평화로운 공존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폭이 넓어질수록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그 일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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