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명세서 무시했다간 돈 샌다

전산장애·직원 실수 등 이중인출 피해 속출... 내역 조회·영수증 잊지 말고 챙겨야

등록 2006.05.30 11:30수정 2006.05.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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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산용카드 이용자가 카드 홈페이지에 접속, 자신의 카드이용내역을 조회하고 있다. 문화일보 DB
한 산용카드 이용자가 카드 홈페이지에 접속, 자신의 카드이용내역을 조회하고 있다. 문화일보 DB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지난달 회사원 이모(28)씨는 예상하지 못한 신용카드비 인출 내역을 보고 크게 당황했다. 예상 금액보다 80만원 가량 많은 금액이 자동이체로 빠져나갔기 때문. 매달 이메일을 통해 카드 사용 내역서를 받고 있지만 지난달은 이메일 고지서가 스팸 편지함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사전에 결제 금액을 확인하지 못했다.

더욱이 이번에 청구된 금액은 지난해 8월 카드 도난 사건으로 인해 부정 사용된 내역으로 은행으로부터 100% 전액 보상을 통보 받은 부분. 전액 보상 통보 받은 내역이 10개월 만에 다시 인출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카드사 측은 은행의 전산 오류로 인해 지난해 8월에 청구된 금액이 10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인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씨처럼 예기치 못한 신용카드 비용을 청구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신용카드사가 통합됐을 경우, 카드를 사용한 뒤 취소하거나 카드 리볼빙을 신청했을 경우에는 신용카드 청구금액이 신청되기 전에 카드 명세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전산 장애, 은행·카드사 직원의 실수 등으로 인해 추가 인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비씨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 통합되는 과정에서 전산 오류가 일어나 일부 고객들에게 추가 인출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가 인출로 확인된 고객들에게는 100% 보상 지급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서는 보상 금액이 지급된다 하더라도 통장 사본을 은행에 제출해야 할 뿐만 아니라 지급되기 전까지 돈이 묶여 있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만약 사용 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용하지도 않은 카드비가 인출되는 손해를 볼 수 있다.

은행이 통합된 후 바뀐 카드 명세서 작성 기준, 고객관리 기준 등에 따라 혼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모(28·신문기자)씨는 지난 4월 2일, H백화점에서 40만원 상당의 옷을 구입한 뒤 마음에 들지 않아 5일 뒤 구입을 취소했다.

5월 초 청구된 고지서에는 취소했던 카드 내역이 고스란히 기재돼 있었다. 더 황당한 것은 고지서와 달리 막상 돈이 빠져나갈 때는 취소 내역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인출된 것. 카드비로 95만원이 청구됐지만 실제로 인출된 금액은 55만원이었다.


관련 은행카드사의 관계자는 "통합된 은행의 신용카드 고지서는 취소 내역을 명세서에 표시하지 않지만 출금은 되지 않는다"며 "혼란을 겪는 고객들이 적지 않아 카드 명세서에 취소 내역까지 기재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명세서에 기재된 내용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일부 은행과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정해 놓은 고객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 최해연(25·대학원생)씨는 "카드 명세서에 기재된 설명에 따라 카드 값을 분납하기 위해 리볼빙제도를 신청했지만 '신용등급 미달로 인해 불가'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카드 명세서에는 신용불량자만 아니면 누구나 리볼빙을 신청할 수 있다고 고지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로 SC제일은행 도곡동스위트지점 PB팀장은 "이중청구 등 카드비 결제 오류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카드 취소시 반드시 확인하고 영수증을 받아야 하고, 카드 사용 후 받는 일반 매출표도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며 "해당 카드사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면 실시간 사용 내역을 조회할 수 있고, 신용등급도 알아볼 수 있으므로 수시로 확인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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