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도두리 앞에 멈춘다

도두리, 군부대 철수와 농사 보장 1인시위

등록 2006.06.02 20:54수정 2006.06.0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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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농사짓자!” 도두2리 노인회관 앞에 설치된 대형 현수막.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와 농사 실현을 염원하며 농촌활동에 나선 이들이 남겼다.
“올해도 농사짓자!” 도두2리 노인회관 앞에 설치된 대형 현수막.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와 농사 실현을 염원하며 농촌활동에 나선 이들이 남겼다.dczume
군부대를 철수하라
농사를 보장하라

군과 경찰,
너희들도 인간이라면
마을 주민들을 위협하지 말라!
농토를 파괴하지 말라!


평택 팽성군 도두리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일인 시위가 진행 중이다. 군부대 철수와 농사 보장을 주장하며 1일부터 시작된 일인 시위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회원과 인천공대, 한신대 소속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앞으로 2주간 지속할 예정이다
.
6월2일, 일인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평통사 김현숙 회원과 이범철(23), 윤현(22) 등 인천공대 학생들. 낮 1시부터 5시까지 한 명씩 일인 시위에 참여했다.

평통사 김현숙(36)씨는 "정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방침을 공권력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 강행하는 과정에서, 대추리는 물론이고 도두리 주민들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며 "상시적인 인권 침해에 힘들어하는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일인 시위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월4일,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대추분교를 강제 철거(행정대집행)하면서 투입된 군인과 경찰들은 이 일대 주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막는 한편,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날마다 철조망 설치 작업과 수로 작업, 검문 등을 하며 주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일~7일에는 마을 주민들이 전경들에게 휩싸여 노인회관에 고립되다시피 하고, 수로 작업을 하는 포크레인이 도두리 상수도관을 4차례나 파괴하면서 물 공급이 며칠씩 중단되기도 했다. 또 수로를 판 흙들이 마을 하수구를 막으면서 물이 차올라 마을에 썩은 냄새가 진동하기도 하고, 경찰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늦은 밤까지 군경 헬리콥터가 날아다니고 포크레인 작업이 계속되면서 그 소음과 진동 때문에 신경쇠약으로 병원에 다니는 노인 분들도 많아요. 다행히 마을 분들의 항의로 밤 8시 이후에는 포크레인 작업을 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일인 시위 모습을 사진에 담아 기록하는 김현숙씨는 도두리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현실을 이야기하며 안타까워 했다.

현재 30가구 이상 남아 있는 도두리. 소작농이 많은 이곳은 정부에 의해, 군인과 경찰에 의해, 땅주인들에 의해 몇 배의 아픔을 겪고 있다. 땅이 돈이 아닌 사람들, 땅이 일터이고 삶터이고 생명인 사람들은 날마다 이렇게 살아내는 것이 힘겹다.


인권은 도두리 앞에 멈춘다.

어제부터 시작된 군부대 철수, 농사 보장을 위한 일인 시위. 도두2리 노인회관에서 출발해 문무인상이 서있는 대추리 길목을 오가며 날마다 진행된다. 노인회관에서 일인 시위를 준비하자 한 할머니는 "밥은 먹고 하는 거야? 날도 더운데 참외라도 먹고 해!" 하셨다.
어제부터 시작된 군부대 철수, 농사 보장을 위한 일인 시위. 도두2리 노인회관에서 출발해 문무인상이 서있는 대추리 길목을 오가며 날마다 진행된다. 노인회관에서 일인 시위를 준비하자 한 할머니는 "밥은 먹고 하는 거야? 날도 더운데 참외라도 먹고 해!" 하셨다.dczume

이날 일인 시위 첫 주자는 인천공대 이범철 학생(23). 2004년부터 이곳을 오가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을 해온 그는 인터뷰를 많이 해봤지만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주민들이 제 땅에서 농사지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짧은 말속엔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아주 힘겨운, 바람이 담겨 있다.
이날 일인 시위 첫 주자는 인천공대 이범철 학생(23). 2004년부터 이곳을 오가며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운동을 해온 그는 인터뷰를 많이 해봤지만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주민들이 제 땅에서 농사지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짧은 말속엔 너무나 당연하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아주 힘겨운, 바람이 담겨 있다.dczume

도두리에서 문무인상 쪽으로 나서자 저 멀리서 오토바이를 탄 마을 주민이 쫓아왔다. 소작으로 땅을 일구어온 라원영 할아버지다. 땅이 곧 돈인 주인이 정부에 땅을 팔아 오갈 데가 없어졌다며 할아버지의 하소연은 길게 이어졌다.
도두리에서 문무인상 쪽으로 나서자 저 멀리서 오토바이를 탄 마을 주민이 쫓아왔다. 소작으로 땅을 일구어온 라원영 할아버지다. 땅이 곧 돈인 주인이 정부에 땅을 팔아 오갈 데가 없어졌다며 할아버지의 하소연은 길게 이어졌다.dczume

문무인상 앞. 언제나 그곳을 지키는 경찰들과 언제나 이곳을 오가는 군 차량이 이날도 있었다.
문무인상 앞. 언제나 그곳을 지키는 경찰들과 언제나 이곳을 오가는 군 차량이 이날도 있었다.dczume

“저희는 찍지 마십시오.” 아무것도 모르는 경찰들의 입이 열렸다. “앵글에 잡혀서 어쩔 수 없습니다. 그곳에 안 계시면 찍히지 않습니다.” 아주 잠깐 신경전이 이어졌지만 그들은 다음 말을 잇지 않았다. 일인 시위자는 굳건하다.
“저희는 찍지 마십시오.” 아무것도 모르는 경찰들의 입이 열렸다. “앵글에 잡혀서 어쩔 수 없습니다. 그곳에 안 계시면 찍히지 않습니다.” 아주 잠깐 신경전이 이어졌지만 그들은 다음 말을 잇지 않았다. 일인 시위자는 굳건하다.dczume

다시 도두리로 걸음을 옮기는 이범철씨. 한낮 볕은 뜨겁게 내리쬐지만 발걸음은 무겁지 않다.
다시 도두리로 걸음을 옮기는 이범철씨. 한낮 볕은 뜨겁게 내리쬐지만 발걸음은 무겁지 않다.dczume

도두리 앞에서 멈춰버린 인권. 이들의 작은 발걸음이 움직이게 하기를, 바란다.
도두리 앞에서 멈춰버린 인권. 이들의 작은 발걸음이 움직이게 하기를, 바란다.dczu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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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갈 곳을 잃은 옛따책방 쥔장이자 한 아이의 엄마, 그리고 구본주를나르는사람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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