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농사짓자!” 도두2리 노인회관 앞에 설치된 대형 현수막. 미군기지 확장이전 반대와 농사 실현을 염원하며 농촌활동에 나선 이들이 남겼다.dczume
군부대를 철수하라
농사를 보장하라
군과 경찰,
너희들도 인간이라면
마을 주민들을 위협하지 말라!
농토를 파괴하지 말라!
평택 팽성군 도두리에서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일인 시위가 진행 중이다. 군부대 철수와 농사 보장을 주장하며 1일부터 시작된 일인 시위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회원과 인천공대, 한신대 소속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앞으로 2주간 지속할 예정이다
.
6월2일, 일인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평통사 김현숙 회원과 이범철(23), 윤현(22) 등 인천공대 학생들. 낮 1시부터 5시까지 한 명씩 일인 시위에 참여했다.
평통사 김현숙(36)씨는 "정부가 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방침을 공권력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 강행하는 과정에서, 대추리는 물론이고 도두리 주민들도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며 "상시적인 인권 침해에 힘들어하는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일인 시위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5월4일,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대추분교를 강제 철거(행정대집행)하면서 투입된 군인과 경찰들은 이 일대 주민들이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막는 한편, 집회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날마다 철조망 설치 작업과 수로 작업, 검문 등을 하며 주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5일~7일에는 마을 주민들이 전경들에게 휩싸여 노인회관에 고립되다시피 하고, 수로 작업을 하는 포크레인이 도두리 상수도관을 4차례나 파괴하면서 물 공급이 며칠씩 중단되기도 했다. 또 수로를 판 흙들이 마을 하수구를 막으면서 물이 차올라 마을에 썩은 냄새가 진동하기도 하고, 경찰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늦은 밤까지 군경 헬리콥터가 날아다니고 포크레인 작업이 계속되면서 그 소음과 진동 때문에 신경쇠약으로 병원에 다니는 노인 분들도 많아요. 다행히 마을 분들의 항의로 밤 8시 이후에는 포크레인 작업을 하지 않기로 했답니다."
일인 시위 모습을 사진에 담아 기록하는 김현숙씨는 도두리에서 벌어지는 인권침해 현실을 이야기하며 안타까워 했다.
현재 30가구 이상 남아 있는 도두리. 소작농이 많은 이곳은 정부에 의해, 군인과 경찰에 의해, 땅주인들에 의해 몇 배의 아픔을 겪고 있다. 땅이 돈이 아닌 사람들, 땅이 일터이고 삶터이고 생명인 사람들은 날마다 이렇게 살아내는 것이 힘겹다.
인권은 도두리 앞에 멈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