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신사의 본전.야스쿠니신사 홈페이지
요사노 가오루 일본 경제재정담당상이 1일자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신사측을 상대로 자발적인 A급 전범 분사를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는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을 포함해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고가 마코토 전 자민당 간사장 등 일본 내 유력 인사들이 제기해 온 A급 전범 분사론에 대해 고이즈미 내각의 현직 각료까지 가세하고 나온 것이다.
최근 일본 내에서 부쩍 강화되고 있는 A급 전범 분사론은 기본적으로 다음 3가지의 목적을 갖고 있다.
첫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인한 아시아 외교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국가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일본을 집중 비판하고 있는 한·중 양국과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A급 전범 분사론은 이러한 주변국들의 비판에 대해 다소 우회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주변국들의 요구는 "일본 총리가 신사 참배를 하지 말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분사론자들은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한 명확한 반대 없이 A급 전범 분사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야스쿠니 비판의 초점을 A급 전범에 맞추어 왔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 할 수 있다.
A급 전범 분사론이 가지고 있는 3가지 목적
둘째, 야스쿠니 문제로 인한 미국의 간여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야스쿠니 문제로 인해 한·중 양국이 일본을 고립시키는 것은 미국의 역내 위상을 약화시키는 것임은 물론 미국의 역내 패권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미국은 특히 작년부터 조지 부시 대통령까지 나서서 일본의 자제를 촉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분사론자들은 일단 A급 전범을 야스쿠니신사에서 분리함으로써 미국의 간여와 우려를 잠재우고자 하는 것이다.
셋째, 분사론자들이 A급 전범의 분사를 요구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야스쿠니신사 자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국왕(소위 '천황')과 총리의 신사 참배에 대한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다. 그동안 주변국들이 야스쿠니신사를 비판해 온 주된 이유가 A급 전범 합사이므로, A급 전범만 분사하면 주변국들이 비판의 명분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분사론, 야스쿠니신사 참배 합리화 명분 될 수 있어
이 점은 역시 분사론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의 코멘트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지난 1999년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85년에 중국이 신사 참배를 비판했을 때에 나는 A급 전범 분사를 어떻게든 실현시키고 싶었다"고 하면서 "야스쿠니신사에서 A급 전범을 분리하여 다른 시설에 안치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985년 당시 현직 총리로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했을 만큼 신사 참배에 대해 강한 소신을 갖고 있는 그가 분사론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 A급 전범 분사론이 결국에는 신사 참배 정당화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다카하시 데쓰야(종합문화연구과) 교수도 2004년 12월 연세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발행 <인문과학> 제86집에 기고한 글에서, A급 전범 분사는 국왕이나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합리화하는 명분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이와 같이, 분사론자들은 한·중 양국의 비판을 타개하고 미국의 간여와 우려를 잠재우며 나아가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하여 A급 전범 분사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야스쿠니신사측과 유족들이 분사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A급 전범 분사가 정말로 실현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덧붙이는 글 | <뉴스 615>에도 실리는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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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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