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에 가까이 다가가자 하늘이 내게 말을 거는 듯했다.김연옥
진해 시가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장복산 기슭의 넓은 녹지대에 조성된 장복산공원. 그 인근에 있는 진흥사에서 낮 2시 20분쯤 산행을 시작했다.
숲길은 눈이 부시도록 짙은 초록이었다. 이 세상 너머의 새로운 세계 속으로 발을 내딛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 싱그러운 초록이 내 몸 구석구석 배어드는 것 같았다.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들리는 뻐꾸기 우는 소리. 고요한 숲속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그 울음소리는 부드러운 음악처럼 내 가슴에 스며든다. 그러나 스스로 둥지를 틀지 않고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는 한편으로는 얄미운 새이기도 하다.
문득 오래 전에 본 영화로 잭 니콜슨 주연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가 생각난다. 강자가 지배하는 사회체제 속에서 비참한 희생을 강요당하는 약자를 그렸던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그 체제에 유쾌한 반항을 시도하는 맥머피로 분한 잭 니콜슨이 결국은 전기치료실로 끌려가 완전히 무력한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마지막 장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