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도 따고 먹기도 하고.한나영
지나가던 중년남자가 털퍼덕 주저앉아 딸기를 먹고 있는 딸에게 묻는다. 딸아이는 거침없이 "둘 다"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을 한다. 하긴 맞는 말이다. 그냥 따 먹기만 한 건 아니었으니까.
지난 5월 27일, 우리 가족은 우리나라 현충일에 해당되는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연휴에 20분 거리에 있는 '밀키웨이 딸기 농장'을 방문했다. 해마다 이 맘 때가 되면 이곳 딸기 농장은 시민들에게 농장을 개방하여 딸기를 따게 한다고 한다. 물론 돈을 받고 하는 일이다. 일종의 딸기 체험 행사인 것이다.
사실 요사이는 '제 철에 난 과일'이라는 말이 별로 실감나지 않는다. 하우스 농사 덕분에 사시사철 무슨 과일이든 먹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제 철에 난 노지 과일에 눈길이 더 가는 것은 아마도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긴긴 겨울을 보내고 까칠한 봄철의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인 딸기! 그 딸기를 직접 따면서 시골 정취에 빠져보기도 하고 낯선 이방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