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제대로' 축구뉴스를 알려드리겠습니다

MBC뉴스데스크, 방송 3사중 가장 심각

등록 2006.06.07 08:59수정 2006.06.0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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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월드컵이 일주일이 채 남지 않은 지금, 대한민국은 축구광풍이다. 2002년 월드컵을 개최했을 때보다 기업의 ‘월드컵 마케팅’이 열띤 경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고, 방송 3사의 월드컵 보도, 중계 경쟁이 치열하다. 축구 뉴스 양산 3인방 (SBS, MBC, KBS) 중 단연 으뜸은 5·31지방선거 개표방송에서도 ‘심심한’ 방송이 예상되자 발 빠르게 독일월드컵 특집프로그램을 개표방송 중간에 편성했던 MBC다.

방송 3사의 뉴스 절반이 축구관련 보도

방송 3사(SBS, MBC, KBS)는 5·31 지방선거가 끝난 6월 들어서 축구 관련 보도를 2배 이상 늘렸다. 4월과 5월에는 D-30, D-50 등 축구와 관련해 특별히 의미부여가 되는 날에만 관련 보도 수가 급증했으나 6월 들어서는 매일 뉴스 아이템의 절반 이상이 축구 관련 보도다.

a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 ⓒ imbc.com

특히 지난 6월 5일 방송 3사의 뉴스 아이템을 조사해본 결과,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날씨와 데스크 영상 등을 제외한 31개의 뉴스 아이템들 중 16개가 축구 관련한 뉴스였다. 특히 이 날은 프랑크푸르트 현지에 나가 있는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인 연보흠, 서현진 앵커를 연결해 월드컵 기획 뉴스를 진행한 첫날이기도 했다.

SBS의 경우에는 32개의 뉴스 아이템 중 11개의 뉴스가 축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었다. 또한 KBS 9시 뉴스의 경우에는 전체 35개의 뉴스 중 14개가 축구 관련 기사였다.

MBC 축구 데스크?

그러나 뉴스 아이템 개수의 비율만으로 축구뉴스인지 아닌지 가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KBS 9시 뉴스의 경우에는 14개의 축구관련 뉴스가 있어 수량적으로는 MBC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나, 뉴스의 내용 면에서는 ‘축구 광풍’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또한 뉴스 배치면에서도 축구 본위의 배치보다는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주제들의 뉴스들이 뉴스 초반에 배치되어 있고, ‘우리 곁의 국가 유공자’와 같은 연속기획과 ‘저가항공’과 관련한 집중취재 등을 방송했다. 뉴스 시청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후반에는 월드컵 관련 뉴스를 집중 배치했다.

반면 SBS 8시 뉴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는 다르다. SBS 8시 뉴스는 초반 5개의 뉴스만 일반 뉴스로 방송하고 뉴스 중반부 대부분의 시간을 축구 아이템으로 채웠다.


그러나 축구뉴스로서 그 위상이 가장 돋보이는 것은 MBC 뉴스데스크다. 아이템의 배치도 '축구뉴스'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6월 5일 MBC 뉴스데스크의 뉴스 배치는 초반에는 한-미 FTA와 5·31 지방선거 이후 정부 여당의 동향 등 정치, 경제 등의 주제로 3-4개의 뉴스를 방송한 후 대부분을 축구 관련 뉴스로 채웠다.

뉴스 중반에 정치관련 기사가 2~3꼭지 정도 들어가긴 했지만, 초반과 중반 사이, 후반에 광범하게 퍼진 축구 관련 보도의 수와 비교할 때 시청자 입장에선 축구관련 뉴스만을 본 느낌이다.

MBC 뉴스데스크에 '스포츠 데스크'라는 오명이 씌워지게 된 것은 지난 3월부터다. MBC 뉴스데스크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때 한국이 4강에 들자 지나치게 야구 아이템을 전체 뉴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배치, 야구 데스크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후 4월과 5월에는 하인스 워드와 미셸 위 관련 소식을 지나치게 많은 부분 할애해서 보도했다. 그리고 6월, 이제는 축구다. 실제로 지난 6월 3일 토요일 뉴스데스크의 전체 뉴스 아이템은 16개였고, 그 중 스포츠 관련 기사는 9개였다. 무려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중 축구관련 기사는 7개였고 다른 스포츠는 2개였다.

이는 비단 6월 3일 뉴스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WBC와 하인스 워드, 미셀 위 등 화두에 오르는 스포츠 이슈가 있던 날이나 기념할 만한 날들에는 뉴스 진행방식이 대부분 그렇다.

최근 뉴스 시청률이 급격히 하락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BC로서는 어쩔 수 없는 편집 및 보도 방향일 수 있다. 또한 KBS나 SBS 역시 범국민적인 이슈를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02년 월드컵 광풍에 가려 잊혀졌던 미선이 효순이, 서해교전 등 수많은 '또다른' 뉴스를 상기해본다면, 2006년 뉴스는 그냥 뉴스이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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