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의 맥을 이어가는 젊은이들

충북대 무예동아리 '마당택견', 정기 시연회 열어

등록 2006.06.07 21:18수정 2006.06.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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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마당택견 신입생인 19기들의 시연모습 - 나아가며 익히기의 한장면

마당택견 신입생인 19기들의 시연모습 - 나아가며 익히기의 한장면 ⓒ 최영호

a 택견체조는 부드러운 동작들이 주를 이룬다

택견체조는 부드러운 동작들이 주를 이룬다 ⓒ 최영호

초여름, 따사로운 햇살아래서 한복을 곱게 입고 춤과 같은 동작을 선보이는 젊은이들이 있다. 그들이 선보이는 것은 '택견'이라는 우리나라 고유의 무예다. 언뜻 보면 춤을 추는 것 같지만 한 순간 빠른 몸놀림과 강한 발질로 상대방을 제압한다. 이 무예를 펼쳐 보이는 이들은 충북대학교 전통무예동아리인 '마당택견' 회원들이다.

a 구한말 소년들이 택견하는 모습- <사진으로 보는 조선시대 1987> 자료사진

구한말 소년들이 택견하는 모습- <사진으로 보는 조선시대 1987> 자료사진 ⓒ 서문당

택견은 우리 민족 고유의 무예로, 고구려 시대의 무용총, 삼실총 벽화 속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후 고려에서는 수박이라는 이름으로 호국무예로 장려되었으나, 조선시대에 이르러는 문(文)보다 무(武)를 천시하는 경향으로 인해 점차 쇠퇴하였다. 1983년, 무예로서는 처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정경화(제2대 인간문화재)와 택견의 본고장인 충주의 호암지에 위치한 총전수관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전수관 및 대학교, 고등학교의 동아리에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택견의 가장 기본적인 동작은 '품밟기'라고 불리는 발의 움직임과 '활개짓'이라고 하는 손동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품밟기는 품(品)자 모양의 삼각형의 세 꼭짓점을 발바닥으로 땅을 꾹꾹 누르듯이 밟는 형태의 보법운동이다. '활개짓'이란 택견의 기본적인 팔의 움직임을 말한다. 활개짓은 품밟기 동작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팔을 움직여 상대를 견제할 때 쓰는 독특한 동작이다.

a 재학생들의 마주매기기 모습 - 큰 기술이 들어가고 있다

재학생들의 마주매기기 모습 - 큰 기술이 들어가고 있다 ⓒ 최영호

a 택견의 기술을 잘 보여주는 대걸이 모습 - 상대방을 기술로 넘어뜨리면 이기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택견의 기술을 잘 보여주는 대걸이 모습 - 상대방을 기술로 넘어뜨리면 이기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 최영호

이날 행해진 시연에선 바로 이러한 품밟기와 활개짓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동작들이 선보였다. 시연은 택견체조로부터 시작되었는데, 택견체조는 일반대중들에게 택견을 보다 더 많이 알리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들로 구성된 운동이다. 이후 올해 들어온 신입생들이 몇 개월 동안 익혀온 택견동작들을 나름대로 보여주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충북대학교 마당택견은 1987년 1기 홍종만(현 청주 택견전수관 관장)을 주축으로 창립되었고, 그 이듬해인 1988년엔 정식 동아리로 승인 받아 제1회 정기 발표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국 민속예술제와 광주비엔날레, 세계문화축전 등의 전국적인 활동은 물론, 충북예술제와 충주 우륵 문화제, 청주 시민의 날 그리고 성안길 축제 등의 지방행사에 참여하며 택견 보급에 앞장서왔다.

a 택견의 꽃인 맞서기 모습 - 대걸이의 기술과 발 기술을 모두 사용하여 상대를 제압한다

택견의 꽃인 맞서기 모습 - 대걸이의 기술과 발 기술을 모두 사용하여 상대를 제압한다 ⓒ 최영호

a 충북대학교 무예동아리 마당택견

충북대학교 무예동아리 마당택견 ⓒ 최영호

택견에 입문한 지 2년째가 됐다는 박성우씨는 "다른 타 무예랑은 다르게 부드럽고, 유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인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알고 있다"며 "택견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고, 예부터 지금까지 우리민족의 몸동작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무예"라고 말했다.

신입생 황인석씨는 "택견은 심신을 단련할 뿐만 아니라 예의를 배울 수 있는 무예라서 좋다"며 "택견이 가지고 있는 다른 무예와는 다른 '활개짓, 째차기와 같은 동작들에선 힘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마당택견 현 회장인 성익경씨는 "택견이 더욱 보급되어 과거와 같이 우리민족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예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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