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희망씨' 뿌리던 강단 떠난다

8일 '석과불식' 주제 고별강연... <오마이뉴스> 생중계 예정

등록 2006.06.07 22:13수정 2006.06.0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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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교수는...

1941년 8월 23일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신영복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숙명여대 경제학과 강사로 강단에 섰다.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관으로 있던 1968년 이른바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20년간 복역했다.

1988년 8.15특사로 석방된 신 교수는 이듬해부터 성공회대 교수로 임용돼 17년간 대학생들을 가르쳤다. 성공회대 교육대학원장, 민주사회교육원장, 대학원장을 두루 역임했다. <나무야 나무야(1996년)>, <감옥으로부터의사색(1998년)>, <더불어 숲1(1998년)>, <나무가 나무에게(2001년), <강의(2004년)>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신영복(65)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17년 정든 강단을 떠난다. 신 교수는 8일 오전 9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성미가엘성당)에서 재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2시간 30분간 퇴임 강연을 할 예정이다.

신 교수의 마지막 수업 주제는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가 있는 과일은 먹(히)지 않는다"는 뜻으로 <주역(周易)>의 효사(爻辭)에 나오는 구절이다. 신 교수는 어느 기고글에서 이 구절을 가리켜 "동서고금의 수많은 담론 중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희망의 언어"라고 밝힌 바 있다.

'석과불식'은 <주역> 64괘 중 가장 위태로운 상황을 나타내는 박괘(剝卦)에 나온다. 세상이 온통 절망과 악으로 넘치는 상황에서 단 하나의 '희망'만이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신 교수가 '석과불식'을 퇴임 강연 주제로 잡은 것은 현실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최근까지 대학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자본화된 대학사회와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신 교수는 8일 강연에서 '석과불식'의 참된 의미를 전달할 예정이다. 가장 어렵고 위태로운 시기, 절망만이 가득찬 때가 바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기회라는 게 이날 강연의 핵심이다.

신 교수의 퇴임 강연은 8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되지만, 일반인들은 정규수업이 끝난 9시 5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오마이뉴스>는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퇴임 강연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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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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